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선 특구에 사업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체류하는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부동산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13일 북·중 접경지역 소식통들에 따르면 나선 특구에서는 현재 마무리 공사 단계에 들어간 저층 아파트들이 중국인을 상대로 분양 중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상이 북한 측과 손잡고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 아파트의 분양가는 ㎡당 2천500위안(약 43만 원)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옌볜(延邊)의 한 소식통은 "나선 특구에서 식당, 상점을 운영하거나 무역 업무를 위해 머무는 중국인이 평소 2천~3천 명에 달하지만,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분양된 아파트는 예상보다 가격이 비싸 잘 팔리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나선 특구 아파트는 북한과 왕래가 잦은 옌볜지역 중국인들을 겨냥한 사업"이라며 "현재 제시된 분양가가 옌볜주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옌지(延吉)시나 훈춘(琿春)시의 변두리 지역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나선 특구에는 아파트 이외에도 중국 투자자들을 겨냥한 상업시설 건립과 분양·임대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현지를 다녀온 대북 무역상은 "나선 시내에 단층 대형 상업시설들이 완공돼 매장 분양·임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100㎡ 규모의 매장을 매월 3천~4천위안(50만~70만원)씩 내는 조건으로 임대해 잡화나 일상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여는 중국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선 특구 현지에 사무실이나 매장을 개설한 중국 투자자들은 현지 북한인을 채용할 때 근로자 1인당 월 550~600위안(약 10만 원)의 인건비를 근로자 본인과 관계 기관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투자자가 늘면서 나선 특구 주민의 생활상과 행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나선 특구는 북한의 다른 지역과 교류·이동이 제한된 일종의 '섬'과 같아 북한 인민의 전반적인 생활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지만, 중국에서 유입된 런민비가 대거 풀리면서 수중에 일정액 이상의 외화를 모은 주민이 늘어나 변화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현지 주민이 이전에는 돈을 모으기만 했지 쓰는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나선 시내의 중국음식점에서 외식하거나 중국에서 수입된 물건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북한산 해산물 거래를 위해 나진항을 자주 찾는 한 무역상은 "현지 주민이 중국음식점에서 기름기가 많은 중국요리를 사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먹는 것에 대한 지출이 특히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아직은 더 고급의 소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는데 마치 중국의 20년 전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심화하면서 나선 특구 주민의 소비 욕구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나선 시내에 출장을 갔을 때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현지 주민이 자신에게 팔라고 요구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적어도 나선 주민에게는 중국 물건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옌지=연합뉴스)
북한 나선특구 중국인 상대 부동산 개발 '러시'
아파트·상가 등 고가에 분양…주민 소비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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