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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석천 "커밍아웃 전, 주변서 협박…"

▷ 김소원/사회자: 방송인 홍석천 씨가 얼마 전 경찰들을 대상으로 인권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요. 홍석천 씨 강의를 듣고 눈물을 흘린 경찰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내용이었는지 무척 궁금한데요. 배우 홍석천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석천 / 배우: 네, 좋은 아침입니다. 홍석천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반갑습니다. 홍석천 씨에게는 혹시 너무 이른 시간 아닌가요?

"경찰 대상 인권 강의…같이 눈물 흘려"

▶ 홍석천 / 배우: 너무 이른 시간인데요. 오늘 이렇게 전화인터뷰 있다고 해서 안 자고 버티고 버티다가 30분 잠깐 졸다가 인터뷰 전화 드리는 거예요. 제가 처음으로 커밍아웃하고 나서, 저는 13년 동안 전국에 대학교나 저를 불러주시는 어떤 분이든 가서 강의를 해 왔거든요. 그래서 소수자들, 다름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해야만 나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는 인권강의를 정말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경찰 분들 중에, 인권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걸 담당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오십 여분 넘게 오셔서 제 강의를 들으셨죠. 저도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 김소원/사회자: 저희 인터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강의 내용 다시 다 들을 수는 없지만 특히 어떤 부분에서 경찰관 분들이 감동한 것 같던가요?

▶ 홍석천 / 배우: 이게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데, 성 소수자 분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꽤 많이 있어요. 그런 사례도 보고되어 있고. 그런데 담당 경찰관들께서 도움을 주셔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케이스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잘 모르고계시고, 이해가 없으시니까 상당히 난처해하시는 그런 입장에서, 제가 제 이야기를 많이 해드렸어요. 저 같은 경우도 어린 시절부터 커밍아웃 전까지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협박받고, 저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걸 밝히겠다, 이렇게 협박하고. 돈을, 금품을 갈취하고 육체적으로 위해를 가하고 이런 경우들이 저 말고도 정말 많은 친구들이 이런 일을 당해서 제가 겪은 이야기들을 하고 하니까, 굉장히 힘드셨나 봐요. 이야기만 듣는 것이요. 그래서 같이 울고, 저도 울고 그랬네요.

▷ 김소원/사회자: 그 소중한 경험을 나누어주시면 아무래도 경찰관 여러분들이 인권 대상으로 하는 업무 보실 때 훨씬 더 도움이 되실 것 같네요.

▶ 홍석천 / 배우: 그렇죠. 모르고 어떤 일을 대처하는 것보다, 일단 이야기를 듣고, 알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일을 풀어나가는 그 차이는 대단히 크거든요. 나중에 경찰 분들이 저에게 다 오셔서, 정말 좋은, 소중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본인들 말고 다른 현업에 있는 경찰 분들을 위해서 많이 강의해달라고 오셔서 부탁을 하시는데, 굉장히 저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대학생이나 어떤 그룹보다도, 경찰 분들하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시기가 왔다고 하는 것이 저에게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 김소원/사회자: 그래요. 아주 의미 있는 경험이셨을 것 같습니다. 다른 소수자 여러분들, 성 소수자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자들도 우리사회에서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인데요. 이게 아닌 사람들의 경우는 정보를 얻기도, 그 분들을 대했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몰라서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고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 홍석천 / 배우: 있는 그대로 봐주시면 되고요.

▷ 김소원/사회자: 그게 어려워요.

▶ 홍석천 / 배우: 굉장히 어렵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떻게 알게 되던, 누군가가 본인에게 커밍아웃하든 그런 일이 있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아웃팅(Outing) 당하지 않게 조심해주시면 되거든요.

▷ 김소원/사회자: 그 용어를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 홍석천 / 배우: 아, 그렇죠. 커밍아웃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성 정체성은 이렇습니다, 이야기 하는 거고요. 거꾸로 아웃팅은, 본인은 그걸 원하지 않는데 다른 주변 사람들이, 너 그렇지? 너 그렇다더라, 쟤 그렇다더라, 라고 공개를 하는 그런 것인데 굉장히 큰 폭력이거든요. 거기서 출발인데. 일단 그런 것부터 알아주시면 아마도 성정체성이 다른 사람들, 또 소수자들은 그 문제가 그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게 출발하시면 되는 것이고요. 이게 뭐 소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다수들은, 소수자들의 문제는 절대 내 문제가 아닐 거야, 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느 순간 내 가족, 내 친구, 아니면 본인, 내 자식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모르고 계시지만, 그것만 명심해주시면 무관심이라든지, 어떤 그런 것을 알았을 때 막 대하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 같아요.

▷ 김소원/사회자: 기억해 두겠습니다. 혹시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도 개인적으로 알고 계시나요?

▶ 홍석천 / 배우: 참 공교롭게 대학교 선후배 관계에요.

▷ 김소원/사회자: 어제 오늘 뉴스에 많이 나오셨어요. 국내 최초 동성 결혼식 올렸던 것도 뉴스에 나왔는데. 구청에 혼인신고서 접수하는 그런 시도를 하고 계시거든요. 혹시 이야기는 나누어 보셨어요?

▶ 홍석천 / 배우: 구청에 가기 전날 저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이태원에 있는 제 가게에 많이 오셔가지고, 두 분이 오셔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제가 결혼식에 참여를 못 했어요. 촬영이 있어서요. 못 가서 죄송했었는데, 내일이면 구청에 가서 접수를 하겠다고 하면서, 전날 밤에 와서요,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그 둘도 굉장히 고민이 많은 커플이고 해서요.

▷ 김소원/사회자: 사실 김조광수 감독도 이 혼인신고서 접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 알면서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마음일까요?

▶ 홍석천 / 배우: 그런 거죠. 제가 2000년도에 커밍아웃할 때도 이게 하루아침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누군가는 앞장서서 이 짊을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셔서 아마 받아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뻔히 알지만, 부딪치고 시도를 해보는 것 같은 그런 마음인 것 같아요.

▷ 김소원/사회자: 그렇군요.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요. 최근에 뮤지컬 준비하느라 바쁘셨다고요?

▶ 홍석천 / 배우: ‘남자 넌센스’ 라고 남자배우들이 작품을 합니다.

▷ 김소원/사회자: 원래 수녀 5명이 나오는 뮤지컬 아닌가요?

▶ 홍석천 / 배우: 그렇죠. 그래서 홍록기 씨라든가 진짜 사나이에 나오는 손진영 씨라든가 굉장히 대단하신 뮤지컬 선후배들이 모여서 내일 첫 공연이 시작됩니다. 많이 푹 잤어야 하는데, 전화를 주셨어요.

▷ 김소원/사회자: (웃음) 재미난 코믹 뮤지컬인 것 같은데, 간략하게 내용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 홍석천 / 배우: 5명의 수녀가 자선모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서 부족한 실력이지만 공연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요. 제가 봤을 때는 수녀님들도 소수자인 것 같아요. 굉장히 특별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웃음) 어쨌든 그런 이야기들이어서 아마 연말에 가슴 따뜻하고 재미있고 마음껏 웃으실 수 있는 그런 코믹 뮤지컬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맞습니다. 수녀님도 소수자다... 이야기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우리 사회에 어떤 범주로도 소수자가 아닌 분들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이야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서 줄여야 할 것 같네요.

▶ 홍석천 / 배우: 네. 감기조심하세요.

▷ 김소원/사회자: 네. 지금까지 배우 홍석천 씨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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