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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에이즈 정보까지 유출…어떻게 이용했나?

<앵커>

K520, G122. 암호처럼 보이지만 의료인들은 쉽게 알 수 있는 질병 코드입니다. 심지어는 간질이나 에이즈처럼 사회 편견이 심한 질병도 불법 거래된 정보에 담겨 있습니다. 밖으로 알려지면 개인에게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탁자 위에 용달차 한 대 분량의 서류들이 쌓여 있습니다.

약학정보원이 전국 약국에서 몰래 빼낸 환자들의 진료 정보입니다.

환자 본인에 대한 내용은 물론, 보호자 정보까지 들어 있습니다.

문제는 환자 이름 옆에 영문 약자로 돼 있는 부분입니다.

K520, G404, B200.

마치 암호 같지만, 인터넷에 해당 약자를 쳐보니까, K520은 위장관 염증, G404는 간질, B200은 에이즈로 쉽게 검색됩니다.

환자들이 앓고 있거나, 앓았던 질병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겁니다.

[송형곤/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 정신질환이라든가 난치병이라든가 인식이 안 좋은 그런 병에 있어서 개인정보가 노출이 된다고 하면 그건 거의 인권침해수준 정도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집 거래된 자료에는 또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한 내역과 약사가 조제해 준 약물까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들 자료를 넘겨받은 제약회사들은 환자들의 내밀한 의료 정보를 영업에 활용해 왔습니다.

[00 제약회사 직원 : 다른 회사와 직접적으로 비교해서 매출이나 이런 걸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보니까 그렇게 (환자 의료 정보를) 구입하게 됩니다.]

검찰은 거래된 자료가 재가공한 뒤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라는 점에 주목하고 제약사 말고도 또 누구에게 넘어갔는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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