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추진으로 야권 지형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김한길 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1일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열린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2차 심포지엄에 나란히 참석했다.
야권 지형변화를 예고할만한 직접적 발언은 없었지만 세력화와 관련한 아슬아슬한 말들이 오가면서 '새판짜기'에 대한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첫 축사를 맡은 김 대표는 '안철수 신당'으로 인한 당내 이탈 움직임을 의식한 듯 "제1야당의 대표 입장에서 '새판짜기'란 말이 움찔하게 들릴지 모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면서 "우리 정치가 기꺼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 의원 같은 경우 이런 제목을 좋아할 거 같은데 저도 좋아한다"라며 향후 벌어질 야권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은근히 내비쳤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안 의원은 정치 구도 변화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으나 양당 구조인 현 정치권의 폐쇄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안 의원은 '오픈 소스' 식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예로 들며 "이런 시도가 우리나라에서 잘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안 의원은 이어 "내가 지식을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이 꼭 자기 것처럼 악용하고 사익을 추구해서 오히려 자기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 하는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현 정치권이 갖는 폐쇄성의 원인을 지적했다.
축사를 마친 안 의원은 심포지엄 현장을 떠나며 창당 시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안 의원은 앞으로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가 신당 창당에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취재진에 "저희 일정과는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며 국회 의사일정과는 상관없이 창당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 원내대표도 "정치적 다변주의가 구체화해야 한다"라며 다당제로의 재편을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양당 체제가 낡은 이유는 새로운 제3의 대안세력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죽고 또 태어나듯 정치 생태계도 그래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수십 년간 세대 개선이 안 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양당질서의 극복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근본적 정치 체제의 변화를 위해 정치 혁신의 경쟁을 전제하지 않는 야권 연대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주-정의-安 한자리…'새판짜기' 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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