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독어보다는 중국어 교육이 우선이다."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인권 문제와 관해 어떤 인물이나 상황도 논의되지 않았다." -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
영국과 프랑스 정치 지도자가 최근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지만, 무역과 투자, 비즈니스만 얘기했을 뿐 인권 문제에는 한결같이 입을 다물었다.
이에 따라 각국이 중국에서 경제적인 이익만 추구할 뿐 인권문제는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지도자 중국서 경제 외교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총리는 5일간의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치고 9일(현지시간) 프랑스로 돌아왔다.
에로 총리의 중국 방문에 맞춰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뜸을 들이던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중국 둥펑자동차의 합작 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세계 10대 완성차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세계 제1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현지 생산 공장이 없었던 르노가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르노와 둥펑은 13억 달러(약 1조3천800억원)를 투입해 합작사를 설립, 2016년부터 연간 1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원자력발전 부문의 중국 진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에로 총리는 방중 기간에 "중국 광둥성에 원전을 추가 건설한다면 프랑스가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광둥성 타이산에는 중국 국영 원전기업인 광동핵발전그룹(CGNPC)과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합작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1천750㎿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중국 정부는 이곳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로 총리는 "중국이 결정할 문제지만 분위기는 좋다"면서 내년 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원전 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에는 현재 15기의 원자로가 있으며 2016년까지 원자로 30기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이번 에로 총리 방문 때는 새롭게 계약이 체결된 것이 그리 없었으나 내년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 시 큰 계약 성사가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중국을 방문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중국과 각종 투자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영국정부는 캐머런 총리 방중에서 92억 달러(약 9조6천700억원) 상당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방중에 6명의 각료를 포함, 무려 150명의 사절단을 데려감으로써 중국과 경제협력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의 인권·티베트 문제는 침묵
영국, 프랑스 양국 총리는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 인권문제와 티베트 문제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이 침묵을 지켰다.
캐머런 총리는 2일 베이징에서 열린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영국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존중하고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며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가 지난해 5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면담 이후 냉각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티베트 문제에 '백기'를 든 것이다.
중국은 자국의 경고에도 캐머런 총리가 달라이 라마 면담을 강행하자 사실상 투자를 동결하는 등 경제 제재에 나섰다.
경제회생을 위해 중국의 자본 유치가 절실한 영국은 중국이 강경하게 나오자 그동안 각종 화해 신호를 보내며 관계개선을 시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방중 기간 영국 언론으로부터 경제와 비즈니스에만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나는 사과할 생각이 없으며 영국은 무역국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교역과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과 경제 관계가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방중 마지막 날인 4일 중국 청두(成都)를 찾아서는 "프랑스어와 독일어에 치중했던 학교 외국어 교육의 우선순위를 앞으로는 중국어 중심으로 바꿔 더 많은 청소년이 중국어를 익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로 총리도 시 주석과 만나고 중국중앙TV(CCTV)와 인터뷰를 했지만, 티베트와 중국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않은 채 "프랑스와 중국 간 관계가 좋다"면서 "내년 봄 시 주석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캐머런 총리의 방중 기간인 3일 쓰촨성 아바 티베트족·장족 자치주에서는 티베트인 한 명이 또 분신했다.
이로써 2009년 이후 중국 내 티베트인 분신자 수는 124명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티베트인들이 분신과 시위 등을 통해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를 지속하는 데도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경제 실익 등을 앞세워 티베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영국·프랑스 총리 중국서 비즈니스만…인권문제는 침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