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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내친 北, 김정은 우상화 '가속'

충성맹세 노래 띄우고 김정은 혁명일화 소개

장성택 내친 北, 김정은 우상화 '가속'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데 이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위대성'을 부각하는 '혁명 일화'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공고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의 장 부위원장 숙청 결정을 1면에 보도하고 2면은 '우리는 당신 밖에 모른다'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와 악보로 채웠다.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새로 나온 노래"라며 이 노래를 내보냈다.

이 노래의 후렴구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 위대한 김정은 동지 당신께 충실하리라"이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한 것이다.

노동신문이 '우리는 당신 밖에 모른다'를 대대적으로 소개한 것은 이 노래를 대중화해 주민들 사이에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의 초인적인 능력과 인품을 부각하는 데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8일 '숭고한 인민사랑이 전하는 이야기'라는 글에서 김 제1위원장의 '혁명 일화'를 소개했다.

북한에서 혁명 일화는 최고지도자의 과거 언행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이야기로, 지도자의 '위대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 글에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5월 평양 창전거리의 한 식당을 방문해 의자를 제작할 때 사용자의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것으로 묘사됐다.

노동신문은 당시 김 제1위원장이 "선(先) 편리성, 후(後) 미학성"이라고 강조했다며 이 말이 '인민사랑의 시대어'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혁명 일화는 자주 싣고 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혁명 일화를 소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신문은 지난 5일에는 김 제1위원장이 작년 6월 평양 능라곱등어관(돌고래관)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놀라운 광경'을 소개했다.

김 제1위원장이 수조 앞에 서자 갑자기 돌고래들이 뛰어오르며 재주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경탄의 빛이 짙게 어린 눈길을 들어 다시금 경애하는 원수님의 거룩한 모습을 숭엄히 우러렀다"고 묘사했다.

이 이야기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새들이 김 위원장의 동상에 쌓인 눈을 발로 털어냈다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연상시킨다.

북한 문학계도 김정은 제1위원장 우상화 작업에 발 벗고 나섰다.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문학신문'은 지난달 16일 김 제1위원장의 '위인적 풍모'를 형상화한 소설이 처음으로 창작됐다며 단편소설 '우리의 계승', '불의 약속', '감사' 등을 소개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우상화는 북한 사회에서 그의 지도자 이미지를 공고히 해 수령제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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