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당국이 비밀문건을 폭로한 신문사 기자를 간첩 등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 등은 6일(현지시간) 검찰이 지난 2004년 국가안보위원회가 작성한 '페툴라 귤렌 조직 대응책' 관련 문건을 보도한 타라프의 메흐메트 바란수 기자를 간첩과 테러리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바란수 기자에 국가안보와 관련한 문건을 입수한 행위와 간첩행위, 국가안보와 관련한 문서 누설, 정보유출 금지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타라프의 바란수 기자는 국가안보위원회의 귤렌 조직 관련 문건을 입수해 지난달 28일 첫 보도 이후 연일 1면 머리기사로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왔다.
보도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를 비롯해 대통령과 터키군 총사령관 등이 참석한 국가안보위에서 귤렌 조직에 대한 법적 제재와 행동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슬람 사상가인 페툴라 귤렌을 지지하는 세력은 정계와 관과, 법조계, 재계, 언론계 등 곳곳에 진출해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과 함께 터키를 움직이는 양대 세력으로 알려졌다.
귤렌 지지층과 정의개발당은 모두 이슬람교를 근간으로 삼아 한때는 공동으로 세속주의 세력에 대항했으나 최근 들어 양측이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지난달 정부의 입시학원 폐지 방침을 계기로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입시학원은 터키어로 '수업의 집'이란 뜻인 '데르샤네'(Dershane)로 불리며 상당수가 귤렌 지지층이 운영하고 있다.
귤렌을 따르는 세력은 정부가 폐지 방침을 밝히자 이들이 보유한 언론사 등을 활용해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쏟아 내는 등 반대 여론 조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는 타라프의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잇따라 후속 보도를 내보내자 문건을 작성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지난 4일 총리실과 국가정보부, 국가안보위원회는 타라프와 바란수 기자를 고소했다.
뷸렌츠 아른츠 부총리는 타라프가 입수한 문건은 국가안보위원회가 작성한 것은 맞지만 문건에 나온 행동계획은 절대 실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라프는 전날 정부가 올해도 귤렌을 지지하는 개인의 정보를 수집해 명단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명단에는 공무원과 학자, 기업인, 변호사 등도 다수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타라프의 네세 듀젤 편집국장은 이날 사설에서 검찰의 수사 착수와 관련해 "당신들은 우리를 침묵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문과 기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타라프는 독자의 선호도와 별개로 중요한 신문"이라며 "형사 고소는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없도록 하려는 것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귤렌은 1971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청소년들에 불법으로 종교활동과 강의를 주선했다는 이유로 체포해 6개월간 억류된 바 있으며 1999년 당뇨병 등을 치료한다는 명분하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 살고 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터키, 비밀문건 보도 기자 '간첩' 혐의 수사 구설수
국가안보위원회의 '페툴라 귤렌' 대응책 폭로…언론 탄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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