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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프랑스 "한국이 1등?…그렇다고 한국처럼 하지 말자"

[월드리포트] 프랑스 "한국이 1등?…그렇다고 한국처럼 하지 말자"
지난 3일은 프랑스 언론에서 한국 관련 기사를 가장 많이 다룬 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관련 기사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알려진 대로 수학, 읽기,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상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3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 건데, 한국은 2006년 조사 이후 OECD 회원국 가운데 늘 1~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시의 평가 결과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상하이는 OECD의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2009년 조사부터 PISA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국가 단위가 아닌 도시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과 개별 도시를 더하면 조사 대상은 65개 나라로 늘어나는데, 상하이는 2012년 평가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가와 도시를 합친 종합 순위를 따지자면 상하이-홍콩-싱가포르-일본-한국 순입니다. 모두 아시아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프랑스
반면, 프랑스는 2006년 18위에서 이번에 25위로 계속 추락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교육을 걱정하는 프랑스 언론은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과 상하이를 분석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프랑스 텔레비지옹, TF1, 르몽드, 르피가로 등 주요 방송과 신문들은 주요 뉴스로 한국과 상하이의 교육을 다뤘고, 자신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을 지 분석했습니다.

프랑스 방송은 한국 고등학생의 일과, 초등학생의 학원 수업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한국 고등학생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학교 공부,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자율학습, 자리를 옮겨 자정까지 또 수학 과외를 했습니다. 주당 평균 공부 시간은 한국은 60시간, 프랑스는 절반인 30시간에 머물고 있다고 비교했습니다.

프랑스 취재진이 프랑스는 방과 후에는 공부라는 게 없다고 하자 한국 초등학생은 “진짜요?”라며 황당한 표정으로 되묻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부모의 희생도 거론했습니다.

자녀 한 명당 한 달에 500 유로(75만 원)를 사교육비로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부모는 “한국은 경쟁이 치열해서 어쩔 수 없다”, 학생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다”는 인터뷰로 한국 교육의 핵심을 짚었습니다.

신문들도 비슷한 시각입니다.

리베라시옹은 “한국, 지나치게 가득찬 머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학생들이 경주마처럼 길들여지고 있다. 사지선다형 문제를 이용한다는 것은 사고하는 것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정부가 기술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있지만, 기술고교는 전체 고교 가운데 2%에 불과하며, 현재 고교 졸업생들의 71%가 대학에 진학해 ‘왕도’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고 보도했습니다.

르 피가로는 상하이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첫째, 상하이 교육당국이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공부를 독려했다.

둘째, 대학 입시가 어렵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초등학생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셋째, 한 자녀 정책 때문에 중국 부모들은 교육을 중시한다 교육이 계급 이동의 수단이라는 겁니다.

스승을 존중하고 믿고 따르는 유교적 전통도 거론합니다. 대체로 우리와 유사한 이유입니다.

기사의 뉘앙스로 볼 때 프랑스가 한국을 교육의 모범으로 삼지는 않을 겁니다. 르몽드는 프랑스인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프랑스 중고등학교 노조 사무총장인 지라드 씨는 “아시아 국가의 학생들은 프랑스 학생보다 더 많이 공부한다. 프랑스 학생들이 조금 더 공부해야만 하지만 한국처럼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학생들 다섯 가운데 하나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고, 자살이 한국 청소년의 첫 번째 사망원인일 정도로 공부에 대한 중압감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하는 공부라면 이제는 그만 둘 때가 됐습니다. 늘 이를 악물고 뛰다 보니 1등을 하긴 했지만 흥미도 즐거움도 자신감도 꼴찌라는 것 아닙니까.

아이들이 스트레스와 불안 대신 꿈과 희망, 미래라는 단어로 학창시절을 가득 채울 수 있게 어른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교실 바깥에 펼쳐진 ‘경쟁-좋은 대학-많은 연봉’이란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대놓고 말하기 뭐하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교실 안 개혁만을 외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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