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인에게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오아시스가 오염돼 있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합니다.]
경찰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직원을 수갑 채워 잡아갑니다.
직원 차량에선 현금과 상품권 다발이 쏟아집니다.
지난 2012년부터 뇌물 3억 원과 1천만 원 상당 향응을 받고 기업 18곳에 모두 230억 원을 부당대출해준 혐의입니다.
은행 문턱을 못 넘은 중소기업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단 문을 두드렸습니다.
[뇌물 준 기업인 : (은행은) 기업의 가치나 기계의 가치를 보지 않고, 대표자의 신용도나 회사의 신용도만으로 모든 걸 다 평가를 하니까….]
하지만 대출의 조건은 뇌물이었습니다.
[뇌물 준 기업인 : 식사자리에서 소개받았고. '내가 당장 필요한 게 3억여 원 정도인데 가능한가?' 물었더니, '가능한데 돈을 주셔야 합니다.'…3천만 원 정도를 요구했었어요.]
중소기업인들은 공단의 대출금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나간다고 주장하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중소기업인 : 정책자금이 100이라면, 5~60은 정해져 있다고 봐요. 3~40 갖고 경쟁을 하는 거예요. 여러 회사가. 저라도 그래요. 회사에 필요하니까, 절실하니까 한 5천만 원 주고라도 그 돈 탈 수 있으면 뇌물주겠다는 생각하죠.]
경찰은 붙잡은 공단 직원을 구속하고, 뇌물주고 대출받은 기업인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1979년 만들어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올해 정책 자금 규모는 5조 원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호진, 화면제공 : 경기 광주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