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광역버스, "입석 안 돼" 투쟁…시민들만 '발 동동'

<앵커>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광역 버스 운전기사들이 입석 승객은 받지 않는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버스 회사의 노사갈등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데 출퇴근 시간마다 애꿎은 시민들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퇴근 시각, 서울역 버스 승강장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습니다.

하나둘 승차하고 버스가 출발합니다.

서너 정거장 지나면 좌석이 모두 차고 운전기사가 승차를 막습니다.

[좌석 없어요. 못 타요 아가씨. 좌석이 없다고요. 뒤차 타세요. (앞에는 다 서서 가던데….)]

한 시간씩 기다리는 건 예삿일이고,

[강양미/인천 부평동 : (몇 시간째 기다리고 계세요?) 한 시간째요. (오늘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인천행을 무조건 타야죠 이제.]

아예 문조차 열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태워달라고 사정해봐도 소용없습니다.

[(여기 앉아서 가면 안 돼요? 30분이나 기다렸거든요. 진짜.) 죄송합니다.]

이런 출퇴근 난리가 벌어진 것은 이 광역 버스 회사가 운행 대수를 30%가량 줄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운행 버스를 줄이고는 배차 간격은 맞추라고 하자 운전기사들이 항의 차원에서 입석 승객을 받지 않는 준법 투쟁을 택한 겁니다.

[윤상석/버스 기사 : 배차 간격이죠. 무조건. 인천시에 15대를 인가받았대요. 운행 대수는 9대, 8대. 그냥 사무실 마음대로예요.]

회사 측은 감차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버스 회사 직원 : 현실적인 문제가 있죠. 수익성 문제가 있고.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면 노사 관계가 이렇게 나빠질 것도 없고. 회사에서 줄 게 없으니까….]

인천시는 지난 2004년 직행버스를 광역 버스로 바꾸면서 요금을 3,000원에서 1,500원으로 내리게 했습니다.

이후 적자 운영을 하는 버스 회사 대부분이 준공영제로 바뀌면서 시의 지원을 받게 됐지만, 광역 버스는 준공영제 지원에서 제외됐습니다.

[인천시 공무원 : 재정 지원이라는 게 경영 품질에 대해서 자금지원이나 이런 건데, (예산 문제 때문에) 그걸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경영 개선을….]

인천시는 대체 교통수단 제공 등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천 시민들이 출퇴근 때마다 때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정영삼, VJ : 오광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