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착하고 성실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착하게 살면 다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인지…."
2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복합건물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현장 근로자 장모(48·중국동포)씨의 빈소를 찾은 직장동료 김모(49)씨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
장씨와 함께 코오롱글로벌㈜의 협력업체에서 일한다고 소개한 김씨는 "장씨와 4년간 알고 지내면서 같이 체육대회도 하고 여행도 다녔다"며 "아무리 큰 공사현장이라도 이렇게 불길 한 번에 사람 목숨이 허무하게 사라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애통해했다.
이날 화재로 희생된 현장 근로자 장 씨와 허 모(60) 씨의 빈소가 차려진 고대구로병원 장례식장에는 밤늦은 시각까지 유족들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켰다.
빈소가 이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차려져서인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을 뿐 조화도 하나 놓여 있지 않았다.
급작스런 비보에 정신없이 달려온 유족들은 아직 이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장씨의 빈소에는 영정사진도 없이 위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이따금 비통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장씨의 부인과 딸은 "지금 정신이 없어서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맞은편에 마련된 허씨의 빈소에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질 뿐 적막감이 감돌았다.
아들 허 모(25) 씨는 "어머니와 누나들이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특히 어머니가 건강이 안 좋으셔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허 씨는 "아버지는 책임감이 강한 분이셨다"면서 "이번에도 끝까지 현장에 남아계시다가 다 뒤집어쓴 것 같다"며 울먹였다. 이어 "일 때문에 아버지와 떨어져 지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보내야 한다니 이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경찰에서는 아버지가 현장 안전관리책임자였다고 하는데 같이 있던 동료들은 아버지가 단지 오전에 인원을 확인하는 일을 했다고 하더라"라며 "이 부분이 명확히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들이 찾아와 유족들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며 분주히 오갔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장례 절차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내일부터 할 것"이라며 "유족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화마'에 스러진 건설 노동자들…쓸쓸한 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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