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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심해 출구도 못 찾아 '이러다 죽겠다' 생각"

대낮 '암흑천지' 돌변…구로동 복합건물 화재 긴박했던 순간<br>스프링클러·경보장치 제대로 안 갖춰…소화기만 '달랑'

"연기 심해 출구도 못 찾아 '이러다 죽겠다' 생각"
"연기가 너무 심하고 어두워 출구도 찾을 수 없고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디지털단지내 복합건물 신축공사장 화재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다 탈출 도중 연기를 들이마시고 병원으로 후송된 근로자들은 긴박했던 탈출 상황에 대해 '칠흑같은 어둠'이었다며 하나같이 몸을 떨었다.

당시 지하 3층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신모(40)씨는 영등포구 대림동 강남성심병원에서 "불이 났다기에 별일 아닌 줄 알고 40∼50여명이 줄지어 지상 1층으로 올라왔는데 연기가 너무 심해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상 1층에 도달했을 때 연기가 심해서 너무 어두우니까 출구도 찾을 수 없었고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연기 때문에 너무 어두워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상 3층에서 석재 작업을 하던 중국동포 김모(41)씨는 "불이 났다는 말을 듣고 대피하는데 3층에도 갑자기 연기가 확 퍼졌다"며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도 아무것도 안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상 3층 외벽에서 석재 작업을 하다 김씨와 함께 대피한 조모(56)씨는 "대피하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연기가 꽉 들어차 있었다"며 "결국 건물 내부 계단으로는 못 가고 김씨와 함께 외부에 설치된 비계를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지하 1층에 있었다는 이모(58)씨는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가는 쪽으로 같이 갔는데 오히려 지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근로자들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는 월 1차례 소화기 사용법 등을 포함한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화기만 비치됐을 뿐 소화전이나 스프링클러, 화재 경보설비를 비롯해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방화 구획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기에 질식하고서 불에 타 숨진 것으로 추정된 장모(40대 추정)·허모(60대 추정)씨 등 사망자 2명은 상가동 2층 안전교육실에 있다가 지하에서 갑자기 치솟아오른 불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바람이 분 데다 불은 수직으로 더 빨리 번지는 성질이 있다"며 "사망자들이 그곳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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