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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사고' 곤충 관리사가 맹수를 담당, 왜?

동물사 2인1조 근무수칙 무시…서울대공원 운영관리 '엉성'

'호랑이 사고' 곤충 관리사가 맹수를 담당, 왜?
지난 24일 서울대공원에서 시베리아호랑이가 사육사를 공격한 초유의 '호환'(虎患) 사고는 서울대공원측의 운영 부실과 비상 관리대책 부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랑이에 목과 척추를 물려 중태에 빠진 사육사 심모(52)씨가 당시 동료가 아닌 공원 매점 주인에게 처음 발견된 것은 '2인 1조'라는 근무 지침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반증해 준다. 근무 지침이 명목상 구색만 갖췄을 뿐 실제 현장에서는 무시됐던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25일 브리핑에서 "동물사 근무 수칙에 2인 1조로 움직이게 돼 있지만 내년 호랑이숲 조성 관계로 호랑이 등 일부 맹수를 임시로 다른 곳에 뒀고 한정된 수의 직원이 나뉘어져 근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심 사육사가 변을 당한 곳은 호랑이숲 조성 때문에 임시로 호랑이를 가뒀던 여우사이고 사고 당시 2인 1조 중 다른 동료가 있던 퓨마사와 약 100m가 떨어져 있다. 기본수칙에 따르면 동료가 떨어져 있어도 사고를 눈과 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불가피하게 혼자서 작업을 하더라도 호신장구 하나 없이 맹수 우리에서 작업을 진행한 것도 문제인데다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도 사고 경위를 신속하게 파악조차 못했다. 사고 장소에 폐쇄회로(CC) TV가 없었다는 해명이 나왔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서울대공원에서 말레이곰과 늑대가 탈출한 전례가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서울대공원측이 안전 사고에 너무 소홀하게 대처해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또 동물별로 특성이 달라 사육사의 순환 근무 때 세부 교육이 필수적인데도 교육 자체가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 사육사는 1987년부터 작년까지 20여 년간 곤충관에서 곤충을 관리해 왔다. 이후 인력 부족 문제로 올해 1월부터 갑자기 호랑이를 맡게 됐으나 그 이후에도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공원은 "심 사육사도 사육관리사이기 때문에 어느 동물사에 가든 트레이닝을 몇 개월 받으면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곤충관에 남아있기를 원했던 심 사육사는 새로운 곳에 발령받은 뒤 체계적인 교육은 커녕 전임 동료에게 구두로 해당 동물의 특성을 전해듣거나 한 달에 한 번씩 총괄 워크숍에 참석했던 게 '직무 교육'의 전부였다.
   
서울대공원은 "대공원을 연 지 30년이 지나 시설도 낡고 인력도 부족한데다 예산도 많이 부족하다"며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데라도 우선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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