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의 극적인 타결로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이 북한으로 향하면서 과거 북한과의 핵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 핵협상은 2002년 8월 나탄즈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11년 만에 타결됐지만 북한 핵협상은 20년 동안 '합의'와 '파기'를 거듭하며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체제가 붕괴하고 6자회담의 공전이 길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핵실험을 세 차례나 감행하고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 1차 위기, 북미 양자합의로 '봉합'
북한 핵문제는 1993년 3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대북 특별사찰 요구 결의안에 반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방침을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남북한이 1991년 12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1차 북핵 위기'로 일컬어지는 이 사태가 터지자 미국은 북한과 고위급 양자회담에 나서 북한의 NPT 탈퇴 유보와 IAEA 핵사찰 수용을 끌어냈다.
북미 양측이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기본합의문에 조인하면서 위기는 일단 봉합됐다.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동결한다는 것이 합의의 골자였다.
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설립돼 북한과 협정을 맺고 경수로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갑자기 불거진 금창리 핵시설 의혹, 경수로 공사 지연과 중유 공급 중단 등을 이유로 북한이 합의 파기를 거론하는 등 삐걱대던 제네바 합의 체제는 2002년 10월 '2차 북핵 위기'로 무산됐다.
◇ 2차 위기로 출발한 6자회담은 '공전'
2차 북핵 위기는 미국의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특사 자격으로 2002년 10월 방북해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의혹을 제기하고 북한이 이를 시인하면서 불거졌다.
북한은 같은 해 12월 핵동결 해제를 선언한 데 이어 이듬해 1월에는 NPT 탈퇴를 정식 선언하면서 '제네바 합의'는 휴짓조각이 됐다.
이후 국제사회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한 새로운 협상 틀은 북한과 미국뿐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도 참가하는 6자회담이었다. 북미 양측의 합의로 탄생한 제네바 합의 체제의 붕괴를 교훈삼아 합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다자회담의 틀을 짠 것이다.
2003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 6자회담은 2008년 12월까지 여섯 차례 열리며 일정한 성과도 거뒀지만,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회담 참가국들은 2005년 7∼9월 열린 제4차 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얻도록 하는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2007년에는 9·19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담은 '2·13 합의'와 '10·3 합의'도 도출됐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 정부가 9·19공동성명 발표 직전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자금세탁우려 대상으로 지정해 북한의 계좌를 동결하자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대응하며 6자회담을 위기에 빠뜨렸다. 이어 회담이 중단된 2009년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올해 2월에는 3차 핵실험을 했고, 3월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해 핵무력 강화를 국가적 목표로 공식화했다.
◇ 6자회담, 재개 조건 불일치로 '안갯속'
최근 의장국인 중국의 주도로 6자회담을 다시 열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회담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의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해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 재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우 대표는 이달 초에는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한국의 6자회담 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 재개 조건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우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관심 사항 해결 등을 담은 중재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한·미·일 3국이 요구해온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 보장과는 거리가 멀어 이들 국가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북한 핵협상도 재개될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와는 달리 6자회담은 적어도 올해 안으로는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북핵 협상 20년은…'합의·파기'로 굴곡진 역사
이란 핵 타결에도 북핵 6자회담 전망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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