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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 없는 아동 200여 명…대책 마련 시급

<앵커>

한 장애 어린이가 한 사회 복지사의 도움을 받아서 처음으로 주민등록번호를 갖게 됐습니다. 주민등록을 하기 위해서 새로운 성과 본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부모에게 버려지고 주민번호도 없는 어린이가 서울에만 2백 명이나 됩니다. 대책이 필요합니다.

김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뇌병변장애가 있는 13살 정 모 군입니다.

[다리에 힘줘봐. 다리에 힘을 주고…]

지난 9월부터 장애인 전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전까지 정군의 집은 병원이었습니다.

[이은아/장애인복지시설 사무국장 : 처음에 왔을 때 한 3일 동안 잠을 안 자더라고요. 지금은 그래도 눈도 잘 맞추는 편이고 안색도 좀 좋아지고요..]

2001년, 갓난 아기 때 길거리에 버려진 정 군은 12년 동안 병원에서 지내왔습니다.

한 사회복지사가 정 군을 학교에도 보내고 장애인 전문시설로 옮기려 했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임시관리번호만 있을 뿐 주민 등록이 안 돼 있던 겁니다.

[강수영/자양1동주민센터 직원 :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에 의해서 모든 게 다 이뤄지잖아요. 수급자 만드는데 있어서도 그렇고, 시설에 입소시키는데 있어서도 그렇고, 아이를 증명해줄만한 뭔가가 필요한데 그게 주민등록이었거든요.]

관계공무원들이 나섰습니다.

우선, 정군이 처음 발견된 광진구 지명을 따 광진 정씨라는 새로운 성과 본을 만들었습니다.

정군이 광진 정씨 시조가 된겁니다.

[홍지유/광진구청 사회복지과 : 주민등록을 갖게 하고 시설로 옮기기까지 거의 100일 정도 걸렸어요. 아이가 잘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 군뿐 아니라 서울시립 어린이병원 환자 가운데 부모에게 버려져 주민번호가 없는 어린이는 2백명이나 됩니다.

[이인하/서울시립 어린이병원 간호사 : 병동만해도 30명 중에 부모가 없고 그야말로 유기된 아동이 17명 이거든요. 짧게는 1년 이상에서 40년 이상까지도 저희 병원에는 있고요.]

13개 서울시립 병원 전체로 보면 주민번호가 없는 사람은 258명입니다.

모두 병원 통계일 뿐 정부 차원에선 집계조차 안 되는 실정입니다.

[황옥경/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 : 학습의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없을뿐 아니라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불법으로 입양되거나 아니면 아동 매매의 대상자가 되거나 할 수 있는 위험한 인권 침해의 소지가 굉장히 높죠.]

우리나라도 가입해있는 UN 아동권리협약에는 아동의 국적 취득 권리가 명시돼 있습니다.

주민번호 없는 아이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국민으로 등록시키는 작업은 늦었지만 당장 시작해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김성일, 영상편집 : 김경연, VJ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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