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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봄날 예쁜 꽃처럼 태어나지 못했어도…

[월드리포트] 봄날 예쁜 꽃처럼 태어나지 못했어도…

윤영현 기자

작성 2013.11.24 10:37 수정 2013.11.24 15: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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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봄날 예쁜 꽃처럼 태어나지 못했어도…
관련 기사를 읽는 내내 안타깝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망 진단을 받았다가 화장(火葬)되기 직전 살아있는게 확인돼 기적처럼 목숨을 구한 영아 사건이 있었는데요. 중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고, 생명에 대한 존엄 그리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권리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20일 오전 중국 허페이시의 한 화장장에서 직원이 '숨진' 영아를 화장하려다가 깜짝 놀랍니다. 꼭 쥔 영아의 조그마한 주먹이 움직였고, 희미하게나마 응~ 하고 아이가 우는 소리를 냈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알고 화들짝 놀란 직원은 그 길로 병원에 신고했고,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아기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윤영현 월드리포트
중국 당국의 조사와 언론의 취재 결과 아기는 지난 10월 28일 안후이성 아동병원 신생아실에 입원했습니다. 태어난지 겨우 19일된 영아였습니다. 진단 결과 폐렴 증세에 선천적으로 양쪽 콧구멍이 좁아 호흡 곤란 증세를 겪고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숙아로 뇌도 손상된 가엾은 장애아였습니다. 아기가 완치될 가능성은 아주 적었습니다. 그래서 아기의 부모는 11월 12일 치료를 포기하기로 결정합니다. 장애아를 낳은 다른 중국 부모들처럼 말이죠. 중국 언론들은 장애아가 태어날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부모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부모들이 치료 포기를 선택한다는 의사들의 말을 전하면서, 이번 사건의 부모 역시 임시직 노동자로 근본적으로 치료비가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치료 포기를 선택한 이 부모에게 나름 '동정'과 '이해'를 표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치료 포기를 선택하더라도 아기가 생을 마감할때까지의 '과정'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신생아의 경우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7일에서 21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아기도 병을 앓고 있었지만 '숨지기'(실제로 죽지 않았지만) 전까지 생존 기간이 있었는데 치료를 포기해 아기가 짧은 생을 마감할때까지 아무도 돌봐주지 않았다며 안타까움과 함께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봄날의 예쁜 꽃처럼 태어나지 못했어도 가을 단풍 잎처럼 조용하고 아름답게 삶을 마감해야하지 않냐는 겁니다. 
윤영현 월드리포트
아기 부모는 치료 포기를 선택한 뒤 아기를 병실에 그냥 방치했습니다. 아기가 죽으면 병원측에서 시신을 마음대로 처리해도 좋다는 쪽지만 남겨뒀습니다. 아기를 담당했던 주치의 역시 빨리 부담을 덜고 싶었는지 아기가 죽었는지 실제로 확인도 하지 않고 지난 11월 18일 사망 진단서를 발급했습니다. 규정상 사망 선고전에 반드시 환자가 신경 반사를 하는지, 호흡이 있는지, 심장은 멎었는지 등등을 확인해야 하지만 이런 과정은 생략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엉터리 사망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는 정직 처분을 받고 조사받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2012년의 경우 90만명 정도의 장애아가 태어났다고 전했습니다. 대부분 치료를 받으면 혼자 자립해 살수도 있고 노동력도 제공할 수 있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운명에 처해진다고 전했습니다. 부모가 치료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아를 키우게 되면 엄청난 치료비 등으로 온 가족이 한 평생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아를 방치한다고 부모 탓만 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또 최근 중국 당국이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해 두 자녀까지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만, 부모가 아이를 많이 낳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애아가 태어나면 장애아를 포기하고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치료를 포기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매체인 텅쉰 닷컴이 아이가 장애아로 태어날 경우 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치료를 포기할 것인지 여론 조사를 진행중인데요. 22일 오후 6시 현재 3만 5천여명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는 응답은 76% '치료를 포기하겠다'는 응답은 24%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생각, 대우는 어떻습니까? 중국에 비해 훨씬 좋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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