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입시 학원에다 고액 과외에 시달려온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이른바 강남 인강은 가뭄에 단비였다. 고교생이던 아이도 강남 인강이 최고라며 밤늦도록 이 강의를 듣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 동네가 연 수십억원을 들여 구청 관내의 학생들은 물론이고 시골 오지의 학생들도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이 인강을 개방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늘 돈 많은 부자들만 사는 곳이라며 타 지역 사람들의 부러움과 함께 질시까지 받던 강남구청이 주민세금을 다른 동네와 전국에 형편이 어려워 과외는 물론 학원 수강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과감하게 쓰기로 결정한 것은 재정 자립도가 높은 자치단체가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모범 사례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동안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대학 입시제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충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면 강남 인강은 어떻게 됐을까? 이젠 아이가 대학을 갔고 입시에서도 해방돼 관심이 사라지다 보니 강남 인강도 잊고 있었던 것인데 다시 입시철이 다가오니 불현듯 생각난 것이다. 한 때 반짝하고 흐지부지 됐으리라 지레짐작이 앞섰다.
필자만 모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놀라지 마시라. 강남구청은 2004년 처음 서비스했던 때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더 많은 예산으로 지금도 연회비 3만원, 사실상 무료로 최고 수준의 인터넷 강의를 전국에 제공하고 있었다. 개국 당시 고3 대상 수능 강좌만 하던 것에서 고교 전 학년은 물론 이젠 특목고 등의 입시에 시달리는 중학생들에게도 전과목 5백개가 넘는 강좌 등 무려 1천222개 강좌를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었다.
더욱이 강남 인강에서는 ‘EBS-수능 연계’에 맞춘 변형 특강을 비롯해 내신이 중요해지는 고교 1,2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신 강의, 중학생들의 내신 및 입시 대비 강좌는 물론 요즘 입시 현장 곳곳에서 홍역을 치르는 논술에 이르기까지 학습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알기 쉽게 수강할 수 있는 강좌가 짜임새 있게 마련돼 있었다.
“방송 개국 이래 매년 1천억원에 가까운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저희 구청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갈수록 사교육에 시달리는 중학생 등 전국의 사교육 소외계층을 위해 앞으로도 지원을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강남 인강을 주도하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강남구청 지영애 팀장의 얘기다. 지 팀장은 “현재 전국 139개 지자체와 맺고 있는 강남인강 공동이용협약을 미체결 지자체와 도서벽지로 확대해 나가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제대로 진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만큼은 없애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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