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자리 차지하고 버티기…대책없는 밉상고객

<앵커>

무조건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른바 '밉상고객'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고 있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 30대 주부는 지난 여름휴가 때 비행기에서 몹시 화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비즈니스석을 사서 비행길 탔는데, 자기 자리에 웬 아기가 앉아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옆자리에 앉았던 승객이 자기 아이를 남의 자리에 무단으로 앉혀 놓은 것이었습니다.

비켜달라고 요구를 아무리 해도 꼼짝도 안 했고, 이때부터 비행기 안에서 소동이 시작됐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좌석도 없는 이 아이를 항공사 직원이 옆자리에 앉혀도 된다고 했다며 우겨댔습니다.

50분이나 설득했지만 막무가내. 결국, 좌석 주인이 이코노미석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항공기 출발은 50분이나 지연됐습니다.

['밉상 고객' 피해자 : (승무원들이) 무릎 꿇고 계속 이야기하고, 다른 승객에게 '정말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다른 승객 항의도 다 받으시고. 그 여자분 (좌석 무단 점유 승객)은 '나는 못 일어난다'고 승무원 사무장한테 큰소리쳤어요.]

인터넷에는 자칭 '스마트 컨슈머'들의 많이 챙기는 법을 공유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똑똑한 소비자가 아니라 실상은 밉상 짓으로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입니다.

동남아에서는 일부 이런 밉상 짓 때문에 한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까지 나타났습니다.

[호텔 보면 해변가에 정자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이제 공유를 합니다. 카페에다 '정자를 하루 종일 사용하는 법'. 그러면 다른 외국인 손님들이 전혀 정자를 사용하지 못해서 결국 호텔에서 유료로 전환을 하고요. (그러다 보니) 한국인은 악질적이다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있어요. 모든 여행자가 다 같이 피해를 입는 거고요.]

남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 편하고, 나만 이득 보면 된다는 밉상고객이야말로 스마트 컨슈머가 아니라 또 다른 의미의 블랙 컨슈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