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SBS 8뉴스에 방송될 아이템 가운데 핵심적인 기사를 미리 보여드립니다. 다만 최종 편집 회의 과정에서 해당 아이템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공간'이라는 건물을 아시나요? 서울 계동 현대 사옥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담쟁이 넝쿨로 둘러싸인 검은 벽돌 건물이라고 하면 '아!' 하고 기억이 나실 겁니다.
서울 종로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는 건물인데, 도대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했던 분도 있으실 겁니다.
이 곳은 건물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공간' 건축사무소의 사옥입니다.
한국 건축 1세대 김수근이 1971년 설계하고 1977년 완공한 뒤 '공간'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담쟁이가 얽혀 있는 본관과 그 옆엔 1997년 김수근의 제자이자 공간 2대 대표인 장세양이 증축한 유리 건물 신관이 붙어 있고, 그 사이엔 한옥 건물까지 들어서 있어서, 오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지 김수근 선생이 지어서 뿐 아니라, 건축적으로도 가치가 있어서 올 초엔 전문가 100인이 뽑은 한국 현대 건축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문화적인 의미도 큰 곳입니다. 지하에 '공간사랑'이란 소극장이 있는데, 우리나라 왠만한 문화계 인사는 다 이곳을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이들과 인연이 있습니다.
고 공옥진 여사의 병신춤, 김덕수의 사물놀이는 '공간'에서 초연했고, 백남준과 김중만, 유인촌과 조수미도 다 '공간'을 거쳤습니다.
우리 건축과 문화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런 '공간'이 매각 위기에 처했습니다.
공간 그룹이 올 1월 부도가 나면서 사옥을 정리해야 하게 된 것입니다.
공매 날짜는 오는 21일, 매각액 150억 원에서 시작합니다.
애초 서울시, 현대중공업, 네이버 등이 매입하겠다는 의사가 있었지만 다 무산됐습니다.
이제 정말 매각 절차만 남겨놓게 되자 김수근 사단이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문화재로라도 등록해서 건물의 원형을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18일 다음주 월요일엔 건축인과 문화인들이 공간 후원인을 자처하고 나서 본격적인 '공간 지키기'에 나섭니다.
이들의 간절한 소원이 이뤄져 '공간'이 지금 모습 그대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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