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초대 문화재청장에 변영섭 고려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임명되자 문화유산계에서는 뜻밖의 인선이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전공이 조선시대 회화사라는 점에서 문화재와 나름 인연이 깊다고는 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도 이렇다 할 만한 행정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청장으로 발탁된 배경은 10년 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운동에 투신한 경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 대통령도 자맥질하는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변 청장 또한 취임 직후 반구대 해결에 총력을 쏟기 시작해 관련 TF를 꾸리는가 하면 '급조'라는 비판까지 들으면서 관련 특별전도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이런 그를 두고 문화유산계 안팎에서는 '반구대 청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 적지 않은 혼선이 빚어졌다.
예산과 인력, 그리고 관련 기관과의 협력 체계 등 조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문화재청과 변 청장으로서는 전연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반구대 정책의 가닥이 잡혔다.
변 청장은 암각화가 자맥질하는 원인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어 보존하자고 했지만, 울산시의 격렬한 반발에 부닥쳐 결국은 문화재청으로서는 굴욕에 가까운 '카이네틱 댐'이라는 임시 차수벽 형태의 보존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변 청장은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해외 대여 문제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잦은 해외반출 등을 이유로 반출을 반대했지만 결국 문화부가 나서 내보내야만 했다. 이러는 와중에 숭례문 복구 부실 논란은 그의 경질을 부른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숭례문은 지난 5월4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복구 완공을 알렸다.
하지만 이내 단청이 훼손된 것으로 드러나고, 최근에는 여러가지 추가 부실 논란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비단 숭례문뿐만 아니라 문화재 전반의 관리 부실 논란으로 번졌다.
숭례문 부실 논란은 사실 변 청장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복구 공정 대부분을 추진한 까닭에 변 청장이 맡은 일은 사실 복구 완공을 알리는 일뿐이었다.
그렇지만 숭례문을 중심으로 한 각종 문화재 관리 부실 논란이 연이어 제기됐지만, 문화재청에서는 이런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전연 보이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통상 어느 정부 부처나 민간기관에서도 그들과 관련한 각종 외부 논란이 제기되면 그것을 인정하고 수습책을 내놓거나, 틀린 내용에는 아니라고 적극 대응하고 나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문화재청은 이런 모습을 전연 보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숭례문 기와가 동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부 주장만 해도 문화재청은 가타부타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런 논란을 변 청장이 외려 부추기거나 방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일었다.
예컨대 숭례문 목재 부실 논란만 해도 실무부서에서는 관련 규정을 들어 외부 개방을 반대했음에도 변 청장이 이를 특정 외부인에게 열어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나아가 이번 논란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외부 인사들이 대체로 변 청장과는 친분이 남다르다는 점도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이 와중에 제기된 석굴암 균열 발생과 부실 논란은 변영섭 호 문화재청이 막을 내리는 결정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균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석굴암의 안전성이 심대하게 위협을 받는다고 했지만, 실제 현지조사 결과는 많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문화유산계는 차기 청장이 누가 되느냐에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 행정 경험이 있고, 추진력이 있으며, 관련 부처나 기관과의 원만한 관계를 조성할 수 있는 인사가 우선 후보자로 거론될 전망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여성 청장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서울=연합뉴스)
변영섭 문화재청장 왜 전격 경질했나?
숭례문 논란 부실 대응이 결정타…"낙마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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