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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의 TV 뒤집기] '백년손님'과 관계로부터의 자유

시집살이, 처가살이. 이런 표현 속에는 결혼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묶여진 관계의 피로감이 들어있습니다. ‘백년손님’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죠. 오죽 불편했으면 사위를 ‘백년손님’이라 했을까요.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런 관계가 주는 피로감을 넘어서려는 노력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백년손님-자기야>는 바로 이 늘 불편했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죠.

지난주 방송된 <백년손님-자기야>에서는 요즘 처가의 일순위 사위라고 하죠, 함익병과 장모의 이야기가 방영됐는데요.  

장모의 건강이 걱정돼 다이어트를 시키는 사위. 또 가까워지기 위해 스킨십을 하는 사위는 흔한 풍경은 아닌데요, 그래도 이런 노력은 장모와 사위 관계의 틀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죠.

맛있는 저녁을 챙겨주려는 장모에게 다이어트를 위해 장모님은 구경만 하라는 사위. 조금 낯설어 보여도 서로의 마음만은 통하는 것 같았는데요.

짓궂게까지 보이지만 굳이 힘들게 다이어트를 시키려는 사위는 사실 더 오래 사셨으면 하는 속내를 갖고 있었죠.

장모와 사위가 함께 젠가를 하며 내기를 한다는 것도 전형적인 장서관계라면 보기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이 놀이를 통해서 장모의 건강을 살피는 사위의 모습은 장서관계를 떠나 마치 어머니와 아들 같은 관계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죠.

서로 얼굴에 마사지를 해주는 관계. 이런 관계가 가능한 것은 그 자리가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두 사람만의 온전한 관계로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생활의 풍경이 달라지면서 요즘은 시집살이가 처가살이로 바뀌고 있다고 하죠. 하지만 시집살이든 처가살이든 그 불편함과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이런 관계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지나친 고정관념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계란 결국 당사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죠. 물론 지켜야할 선은 분명 있겠지만 지나치게 관계의 틀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관계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혼이란 결국 서로 다른 가족이 한 가족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갈등은 대부분 그저 인간 대 인간이 아니라 특정 관계로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생겨나죠. 고부갈등이나 장서갈등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런 관계의 갈등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백년손님-자기야>가 보여주는 새로운 관계의 모습들은 그 작은 답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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