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공연장 '인기있는' 자리는 어디?

[취재파일] 공연장 '인기있는' 자리는 어디?
 연말이 되면서 좋은 공연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공연일수록, 좋은 자리에서 봐야 만족도 더 높을 겁니다. 그렇다면 공연장에서 좋은 자리는 어디일까요? 상식적으로 '비싼' 자리가 좋은 자리입니다. 좌석에는 VIP석, R석, S석, A석 등 등급이 있고 가격도 달라지는데, 가급적이면 VIP에서 공연을 보는게 가장 좋습니다. VIP석 중에서도 1층 중앙 블럭, 맨 앞보다는 4열부터가 가장 좋습니다. 무대를 기준으로 객석 앞부분부터 가운데까지가 무대를 가장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요즘 잘나가는 공연의 VIP석은 기본적으로 10만원이 넘고, 해외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이라면 가격대가 더 올라갑니다. 한 자리는 어떻게든 구입하더라도 동반자의 티켓까지 선뜻 사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다니다 보니 좋은 자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공연의 성격이나 무대의 규모,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인기있는' 자리는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인기 배우들로 예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뮤지컬을 예로 들어볼까요. 뮤지컬에서 가장 먼저 나가는 자리는 무대 바로 앞자리, 오케스트라 피트석입니다. 무대를 가까이서 올려다 봐야 하고, 무대 전체를 보기 힘들어 VIP석보다 한 등급 아래인 R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배우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몇 분 안에 동나는 곳입니다. 물론 뮤지컬마다 좀 다른데요, 요즘 뮤지컬에 스타 배우들이 나오면서 뮤지컬 팬들의 예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합니다. 공연을 처음 본 관객이라면 1층 중앙인 VIP석을 선호하겠지만, 이처럼 공연을 여러차례 본 뮤지컬 팬이라면 오케스트라 피트석에도 앉아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연극은 어떨까요. 대학로에서 소극장 연극 보신 분들은 무조건 앞자리를 선호하실 겁니다. 연극은 내러티브와 미쟝센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리가 좋은 자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극장 연극인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연극은 무대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세트를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연출자가 무대를 최종 세팅하는 곳, 그러니까 1층 뒷열도 관객들이 선호하는 자리입니다. 최근 막을 내린 '단테의 신곡'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대극장 연극이었는데요, 무대 세트의 높이는 7미터에 달하더군요. 저는 앞에서 봤습니다만 뒷열에 앉아보니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무용도 비슷한데, 배우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려면 앞자리가 좋지만 보다 등급이 낮은 1층 뒷열과 2층 앞열도 군무를 볼 수 있는 자리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클래식은 연주자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앉아서 공연하기 때문에,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 상석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몇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협연자가 있는 공연은 지휘자 왼편에 자리하는게 대부분이죠, 이 때문에 무대를 바라보고 객석의 왼편으로 관객들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리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보다 가격이 저렴한 합창석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11, 12일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 공연이 열렸는데요, 티켓 예매가 5월에 시작됐는데 가장 먼저 팔려나간 자리가 바로 합창석이었습니다. 합창석은 일반 객석과 마주보는 곳, 오케스트라 뒤편 자리입니다. 1층 가장 비싼 티켓은 45만원, 하지만 합창석은 7만원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또 합창석은 무대와의 거리가 가장 가깝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이나 지휘자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베를린필의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이 자리가 3시간 만에 팔려나간 것 같습니다.

 가수들의 연말 콘서트가 쏟아지고 있죠. 콘서트는 무조건 앞에서 보시는게 좋습니다. 큰 전광판이 있어서 뒤에서도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앞에서 보는 맛이 다릅니다. 하지만 객석 양 옆 끝이나 기둥 근처는 무대와 가깝더라도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무대가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귀빈용으로 알려진 발코니석은 극장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무대를 향해 많이 가깝게 위치한 발코니석은 무대가 잘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발코니석도 있습니다. 

 요즘은 공연보는 분들 많아서 남는 자리 예매하기도 쉽지 않죠. 하지만 무리해서 비싼 티켓 사는 것 보다 나만의 명당 자리 찾아보는 것도 공연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