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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 앞에 '속수무책'…폐허가 된 필리핀

<앵커>

오늘(13일)도 필리핀 사태부터 전해드립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지 나흘이 지났지만 시신마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연락이 끊긴 한국인 10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태풍피해 현장에서 정윤식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기자>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레이테섬의 주도 타클로반은 말 그대로 폐허였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지 나흘째가 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복구 작업도 시작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2만 3천여 채가 넘는 가옥이 부서졌습니다. 전기와 수도, 통신은 여전히 끊긴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그대로 건물 잔해 사이에 머물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그리고 건물 잔해 사이에는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필리핀 중부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던 공항 건물은 태풍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임시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타클로반에 사는 한국인 가운데 일부도 공항 건물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지미/한국인 생존자 : 물이 차올라올 때는 전부 우리 다 죽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가족끼리 다 모여서…]

SBS 취재팀을 통해 한국인 10명의 안전이 확인되면서 아직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인은 10명으로 줄었습니다.

태풍 하이옌의 위력은 타클로반이 있는 레이테섬 곳곳을 상처 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레이테섬에서 바깥과 유일하게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항구도시 올목도 도시 곳곳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조르단/태풍 생존자 : 약도 충분하지 않고 물도 없고요. 집도 없어지고요….]

올목항에는 필리핀 각지에서 친지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태풍 하이옌이 깊은 상처를 남긴 이곳에서 현지 주민들은 잃어버린 가족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폐허가 된 섬을 헤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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