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터키, 이웃 국가와 '갈등 제로' 정책 회귀

이라크 중앙·쿠르드정부, 이란 등과 관계 개선

터키, 이웃 국가와 '갈등 제로' 정책 회귀
터키 정의개발당(AKP) 정부의 외교정책이 다시 이른바 이웃 국가와 '갈등 제로' 정책으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변국과 갈등은 최소화하고 협력은 최대화해 안보와 경제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갈등 제로' 정책은 지난 2009년 취임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외무장관이 주창한 것이다.

이 정책으로 터키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중동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맡았으나 '아랍의 봄'과 시리아 내전 등을 거치면서 빛이 크게 바랬다.

터키와 우호적 관계였던 리비아와 시리아의 지도자가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독재자로 비난받았고 수니파 정권인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면서 시아파 정권인 이란, 이라크 등과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터키 정부는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양측에 동시에 손을 내밀고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집트 사태와 시리아 반군의 분열 등 대외 여건의 변화와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일정 등이 놓여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라크 중앙정부·쿠르드정부 양측과 손잡아

터키와 이라크 중앙정부는 최근 보름 사이에 외무장관이 양국을 교환 방문하면서 2년 반 만에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누리 알말리키 총리와 회담하고 호시야르 제바리 외무장관과 교류 활성화를 논의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관계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바리 장관은 지난달 25일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다부토울루 외무장관 등과 만나고서 "양국 관계에 새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환 방문으로 양국은 다음 달 6일 터키 앙카라에서 양국 고위급이 참여하는 회담을 개최하고 다음 달 말이나 내년 초에 에르도안 총리와 알말리키 총리의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 간 철도와 국경 검문소 신설 등을 통해 교역을 늘리기로 했다.

시리아의 수니파 반군을 지지한 에르도안 총리는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와 시리아 내전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는 등 서로 비난했다.

특히 지난해 5월 터키는 이라크의 타레크 알하셰미 부통령 인도 요청을 거부해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양국 관계가 정상화하고 중동 정세의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외교가는 전망했다.

다만 쿠르드 자치정부의 석유 문제는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쿠르드정부는 독자적인 석유 개발과 수출로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으나 터키는 쿠르드자치정부와 송유관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쿠르드정부의 네치르반 바르자니 총리는 지난달 30일 터키를 방문해 에르도안 총리 등과 에너지 부문의 협력을 논의했으며 쿠르드정부의 아시티 하라미 천연자원부 장관은 터키에 송유관 추가 건설로 원유 수출량을 하루 300만배럴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이런 계획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가운데 에르도안 총리는 쿠르드정부의 마수드 바르자니 대통령을 터키로 초청해 회동하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16~17일 터키 디야르바크르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의 무라트 예트킨 칼럼니스트는 이번 회담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전략이란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평화안을 협의하는 에르도안 총리가 쿠르드족의 중심 도시인 디야르바크르에서 바르자니 대통령과 쿠르드족 문제를 논의해 쿠르드족 표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 반대편에 선 이란과 관계 증진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 반군을 지지한 터키와 반대편에 섰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터키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한 것을 계기로 양국은 긴장 관계를 보였다.

이런 관계는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1일 터키를 방문하고서 누그러졌다.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자리프 외무장관과 만나 이란이 미국과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자리프 장관은 다부토울루 장관과 양자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이 중동의 종파 간, 민족 간 갈등을 해결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으나 이 때문에 양국의 관계 개선이 방해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부토울루 장관은 오는 25~26일 테헤란을 방문하고 에르도안 총리도 내년 1월 이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동 전문매체인 알모니터는 이런 움직임은 양국이 시리아 내전 장기화에 따른 위험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에르도안 총리와 긴밀한 관계였던 이집트의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축출로 무슬림형제단이 쇠퇴하고 이로써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받던 시리아 반군의 세는 약해지고 알카에다와 연계한 세력이 커져 반군을 지지한 터키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알모니터는 에르도안 총리가 지방선거와 대선이 다가오면서 중동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이런 실용주의 외교정책이 이스라엘과의 관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스탄불=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