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케어’ 때문에 이미 가입해 있는 건강보험을 취소해야 할 처지에 놓인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또 건강보험 웹사이트 장애에 대해서도 “내 책임”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4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2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물론 정치권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한 상황이어서 오바마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지만 대통령은 다릅니다. 국정 장악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오바마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오바마 케어’때문이라면 더 심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오바마 케어’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보험가입자들은 해당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인 수십만 명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상품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바마 케어’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보험상품 자체가 없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 동안 이 것이 새로운 법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사의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해 왔습니다. 하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파장을 조기 수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오바마 케어’는 700만 명을 가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예산 문제라는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동안 1조8천억 달러, 우리 돈 20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오바마 케어’가 시행되면 이보다 몇 배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보험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의료비 상승을 부추겨 현재 가입자들의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재정 위기에 허덕이는 미국 정부가 과연 이 예산을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어느 누구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공화당이 필사적으로 ‘오바마 케어’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에 와서 살다 보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의료시스템입니다. 한국에 비해 몇 배 비싼 보험료를 매달 꼬박꼬박 내면서도 병원의 문턱이 보통 높지 않습니다. 보험 없이 간단한 수술이 라도 하게 되면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이 청구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큰 병 걸리면 그야말로 기둥뿌리 뽑거나 아니면 병원도 가보지 못하고 죽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미국의 의료시스템입니다. 때문에 건강보험 개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보험 가입자 수만 늘린다고 문제가 다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오바마 케어’와 함께 반드시 의료시스템 전반을 개혁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최대 치적인 ‘건강보험개혁’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할 때 까지 몇 번 더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한국의 제도를 한번 연구해보라고 충고하고 싶은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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