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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튜브 뮤직 어워드 '보는 음악' 축제 열었다

[취재파일] 유튜브 뮤직 어워드 '보는 음악' 축제 열었다
 전세계 이용자 10억명, 이 숫자만으로도 최대 규모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라 할 수 있죠. 바로 '유튜브' 얘기입니다. 유튜브는 특히 음악 시장을 확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음원은 물론 뮤직비디오가 활발하게 공유되면서 다양한 음악이 전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음악 뿐 아니라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뮤직비디오 공유와 팬들의 끊임없는 패러디로 해외에 강제 진출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가 지난 주말 처음으로 '뮤직 어워드',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시상식은 사전 공연부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시작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영국 런던,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뉴욕까지 전세계 5개 도시에서 각각 1시간 반씩 열렸는데요, 우리 시간으로 3일 저녁 7시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사전 공연에는 씨스타, 미스에이, 트러블메이커, 샤이니 등 인기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고 3천여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 공연이 끝난 뒤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에서 지역 대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특별 공연을 이어가는 형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장장 12시간 넘게 진행된 시상식은 온라인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됐습니다. 킨텍스에서 공연을 보지 않은 팬들도, 러시아와 브라질, 영국과 미국의 가수들을 보고 싶던 팬들도, 온라인으로 충분히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공연이 모두 끝난 우리 시각 4일 오전 8시, 미국 뉴욕에서 시상식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구성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상식이야 말로 정말이지 '유튜브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시상식은 특정 시간, 특정 공간에서 개최되는 그 자체에 권위가 있습니다. 음반계의 가장 의미있는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도 1년에 1번, 유명 가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 공연과 시상, 수상을 하며 한 해를 축하하는 행사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12시간 동안 관객들을 특정하지 않고, 전세계 유명 가수들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연결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케이팝 가수들의 공연을 해외 팬들이 보고, 미국 뉴욕 무대에 오른 팝스타들을 한국에서 보고 즐길 수도 있습니다. 시상식이 갖는 의미 보다, 유튜브란 채널만으로 전세계의 가수들의 공연을 두루 볼 수 있다는 개념의 구성은 신선했습니다.

 한 해 동안 유튜브에서 사랑받은 노래와 뮤지션을 선정하는 시상 과정도 볼 만 했습니다. 수상은 모두 6개 부문에서 이뤄졌는데, 올해의 뮤직비디오상, 아티스트상, 인기 패러디상, 트렌드상, 도약상, 이노베이션상 등입니다. 음반 위주로 상을 주는 다른 시상식과 달리, 보는 음악의 시대를 연 유튜브의 특징을 부각시킨 겁니다. 특히 패러디, 트렌드 등은 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음악이 이끈 문화적 현상에 주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부문의 후보는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와 공유수 등을 종합해 결정됐으며, 최종 수상자는 팬들이 후보들의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의 투표로 결정됐습니다. 싸이는 3개 부문에, 소녀시대는 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었습니다.

  시상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의외로 소녀시대였습니다. 소녀시대는 올해 초 발매한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로 싸이와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등을 제치고 뮤직비디오 상을 받았습니다. 아이 갓 어 보이는 7천 4백만 건의 조회수와 42만 4천건의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소녀시대의 해외 투어 공연도 큰 역할을 했지만, 뮤직비디오라는 '보는 음악'에서 케이팝이 외국 가수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한몫 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걸그룹'이란 외신들의 평가를 받으며 아시아 지역의 가수로는 유일하게 수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소녀시대 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 케이팝이 전해졌고, 그 역할을 뮤직비디오가 톡톡히 해낸 셈입니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사전 공연도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아시아 지역의 유일한 무대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으로 펼쳐졌고 그 무대에선 우리나라 케이팝 가수들 뿐만 아니라 대만 가수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외국 가수가 우리나라 무대에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모습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 모든 해외 진출의 시작이었던 과거와 달리, 아시아가 음악의 중심이라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가능성도 엿보였습니다. 싸이가 수상엔 실패했지만, 그래서 좀 아쉬웠지만, 유튜브 뮤직어워드는 여러모로 진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음악을 즐기는 행태를 바꾼 유튜브가 시상식이란 축제의 장도 새롭게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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