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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입시 한파 실종?

[취재파일] 입시 한파 실종?
제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할 무렵에는 입시 때마다 정말 추웠습니다. 추첨 방식으로 고등학교를 정하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서울 등 5개 대도시에서는 연합선발고사라는 시험을 치렀고 대학입시를 위해서는 예비고사와 본고사 두 시험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본고사의 비중이 높을 때라서 본고사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합니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얼마나 추웠는지 확실하지 않아 기상청의 자료를 찾아보았는데요. 그랬더니 추위의 강도가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제가 연합선발고사를 봤던 1975년 12월 11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9.1도까지 내려갔고 최고기온도 영하 2.1도에 머물렀습니다. 그야말로 12월 추위 치고는 혹독한 추위였는데요. 자격고사의 성격이 강해 그렇게 심한 긴장감은 없었지만 그래도 많이 떨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본고사를 치렀던 1979년 1월의 추위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전기 시험을 치룬 1월 19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0.8도까지 곤두박질쳤고 최고기온도 영하 1.5도를 기록했더군요. 물론 대학 측에서 수험생을 위해 난방을 확실하게(?) 하는 바람에 시험을 볼 때는 추운 줄을 몰랐지만 쉬는 시간 도시락을 먹을 때는 무척 추웠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7,80년대만 해도 이렇게 입시 때만 되면 추위와 씨름을 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긴장감과 추위의 이중고를 겼었고 부모님들은 시험장 밖에서 옷 속을 파고드는 한기와 싸우며 자녀들의 선전을 기원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입시한파라는 표현은 아주 자연스러웠고 공감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시한파라는 말이 어색해졌습니다. 고등학교 입시야 사라진지 오래고 대학 입학을 위한 수학능력고사는 상대적으로 덜 추운 시기에 치러지기 때문인데요. 수능이 12월이나 1월보다 훨씬 포근한 11월 초나 중순에 치러지다 보니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아 입시한파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죠.

수능생 볼거리 유행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의 수능일 서울 기온을 살폈더니 영하로 떨어진 것은 2006년 단 한해에 불과했습니다. 2006년 11월 16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0.4도였고 최고기온은 영상 7도였습니다. 2010년에도 날씨가 조금 추웠는데 수능일인 11월 1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상 1.9도를 기록했고 춘천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1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두 해를 제외하면 대부분 온 종일 기온이 영상에 머물렀고 특히 낮 최고기온은 15도 안팎까지 올라 오후에는 조금 더운 느낌마저 받은 수험생도 많았습니다. 물론 수험생들은 심한 스트레스로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여서 기온과는 달리 한기를 느꼈을 가능성이 있지만 입시추위가 심했다고 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춥지 않은 수능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이 치러지는 목요일(7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상 11도로 평년보다 5도 가까이 높겠고 낮 최고기온은 15도에 머물면서 예년 이맘 때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온 보다는 오히려 하늘 상태가 더 걱정인데요. 북쪽을 지날 비구름이 영향을 주면서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강원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에 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지방에는 천둥과 번개가 칠 가능성이 높아 놀라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능추위가 없다고는 하지만 수험생이나 부모님의 마음은 여전히 춥고 떨릴 텐데요.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로 포근한 마음을 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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