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에게 맞아 숨진 8살 딸이 수년간 온갖 학대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계모가 딸을 때리고 학대할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사고로 다쳤다"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계모 박씨가 숨진 딸 이양에게 끔찍한 상처를 안기고도 남편에게는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 21일에는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집에서 이양이 30분가량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허벅지 부위를 수차례 발로 차 뼈가 부러지는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혔습니다.
박씨는 남편에게 "아이가 학원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31일에는 이양에게 벌을 준 문제로 남편과 말다툼을 한 뒤 남편이 집을 나간 틈을 타 이양을 욕실로 끌고 가 손과 발에 뜨거운 물을 뿌려 2도 화상을 입혔습니다.
이때도 나중에 돌아온 남편에게 "온수가 나오도록 보일러를 틀어뒀는데 아이가 모르고 물을 틀었다가 데였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박씨는 모진 폭행에 시달려 딸이 숨을 거둔 날에도 남편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을 마구 때린 뒤 멍이 빨리 빠진다는 이유로 욕조에 들어가게 했다가 딸이 숨지는 과정에서 수도권에서 일하던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오자 "딸이 소풍갔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양의 죽음으로 일이 커질 것을 우려한 박씨는 112에 "목욕하던 딸이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를 하며 다시 한번 상황을 모면하려 했습니다.
박씨는 이양의 장례식장에서도 지인들에게 '사고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범행을 은폐했습니다.
부동산 분양업을 하는 이양의 아버지는 객지 생활을 하며 한 달에 두 번가량 집을 방문하는 것이 전부여서 아내의 학대를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양의 부상에 대한 아내의 거짓말을 모두 사실로 믿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박씨의 이중적인 생활은 평소에도 계속됐는데 숨진 이양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회 임원 활동을 성실히 했고, 이양을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도 시키는 등 교육에도 열성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이양은 이따금 계모의 폭력 때문에 얼굴에 생긴 멍 자국에 대해 누가 물으면 "집에서 다쳤다"며 엄마의 폭력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웃이나 학교에서는 가정 폭력이나 학대를 의심하지 않았고, 박씨가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계모 박씨 자신도 전 남편과 사이에 두 자녀를 낳은 엄마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주위를 분노케 하고 있는데, 박씨는 현재 별거 중인 전 남편이 키우는 자녀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아직 이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라는 말을 듣거나 이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려고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혼을 미뤄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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