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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 환자에 "직접 와"…사람 잡은 中 은행

<앵커>

중국의 은행은 불친절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중병 환자에게도 창구에 직접 와서 일을 보라고 요구하기 일쑤인데, 이 때문에 은행을 찾았던 환자가 창구에서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광둥성 가오저우시의 덩한린 씨가 위독한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아버지 예금을 인출하려다 거절당했습니다.

15년 전 예금할 당시 제시한 아버지의 신분증과 현재 신분증의 이름 한 글자가 달라서입니다.

[은행 창구 직원 : 예전 신분증에 대한 증명서를 가져와야 해요. 신분증 이름이 서로 다르잖아요.]

관할 파출소로, 현사무소로 뛰어다닌 끝에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 다시 은행에 왔지만 여전히 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지 않아서인데, 비밀번호를 새로 만들려면 예금주 본인이 반드시 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지금 병원에 계세요.) 그렇다면 방법이 없어요. 우리는 원칙대로 절차를 처리해야 해요. 예금을 인출해드릴 수 없어요.]

사정이 다급했던 덩 씨는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와 은행에서 돈을 찾는 데 성공했지만, 그 와중에 아버지는 창구에서 숨졌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은행 측은 뒤늦게 사과에 나섰습니다.

[덩한챵/은행 지점장 : 이 일은 저희의 잘못입니다. 좀 더 신경을 써 드리지 못했어요. 그렇게 아프신 줄 몰랐습니다.]

문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중국 전역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은행이 관공서보다도 더 고압적이고 불친절하다는 불만의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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