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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NSA, 정상도청 파문에 '네탓 공방'

케리 장관 "도 넘었다" NSA 국장 "외교관들 요청으로 첩보활동"

미 국무부-NSA, 정상도청 파문에 '네탓 공방'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외국 정상 등에 대한 도청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내부 불협화음까지 나오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양상이다.

평소 유기적으로 얽혀있던 국가안보국(NSA)의 첩보활동과 국무부의 외교활동이 이번 파문을 계기로 상충하면서 두 기관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NSA의 정보수집 논란과 관련, "일부 사례는 도를 넘어선 부분이 있어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을 포함해 우방에 대한 무차별적인 첩보활동으로 불거진 미국과 유럽간 외교갈등을 해결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범인'으로 지목된 NSA는 발끈했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 등에서 해외 첩보활동의 상당 부분은 외국 지도자들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외교관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도청 파문에 대한 외국의 비난이 쏟아지자 NSA를 비롯한 정보기관에 책임을 모두 뒤집어씌우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를 취하자 NSA가 '맞불'을 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NSA 고위 당국자들은 백악관이 정보기관을 국내외 여론 비판으로부터 지켜주기는커녕 이를 묵인하는 것은 물론 기밀첩보 프로그램까지 공개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외교·군사·정보 활동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내부 불협화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전 추가 파병을 결정할 때 백악관과 국무부는 "대 테러 작전을 위한 것이지 광범위한 내란 진압 임무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군(軍) 지도부는 공공연하게 내란을 진압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밝혀 갈등이 불거졌었다.

그러나 이번 도청 파문은 우방 정상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이어서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사태의 심각성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P.J. 크롤리 전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폭로가 나올지도 모르고, 그 내용도 모르기 때문에 공보전략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공개 사태 당시 국무부 대응을 주도했던 그는 "당시에는 몇달간 위키리크스 검색을 통해 상황을 평가하고 대책을 내놨지만 지금은 사태가 끝나가는 건지 이제 시작하는 것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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