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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주치의' 췌장암 지표로 유방암 진단"

"'사모님 주치의' 췌장암 지표로 유방암 진단"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 윤길자(68·여)씨의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전문의 박모(54) 교수가 윤씨에게 췌장암 등 소화기암 발병 예측인자(종양표지자)를 근거로 유방암 재발 우려가 있다는 진단서를 발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하늘) 심리로 열린 박 교수에 대한 3차 공판에서는 그동안 박 교수와 윤씨를 협의진료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 4명이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교수는 2008년 10월 14일 종양표지자인 'CA19-9' 수치를 근거로 윤씨의 유방암 재발 우려가 크다는 진단서를 윤씨에게 발급했다.

CA19-9는 췌장암 등 소화기암을 의심할 수 있는 지표이다.

검찰은 "CA19-9는 30개가 넘는 종양표지자 중 하나로, 그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면 췌장암 등 소화기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지표일 뿐"이라며 "윤씨의 CA19-9 수치는 당시 안정화 상태였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진단서가 여러 건 있다면 연결해서 보지 않겠느냐"며 "2008년 6월과 11월, 2009년 2월 소견서에서는 CA19-9가 췌장암에 주로 이용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반박했다.

세브란스병원 췌장·담도질환 담당 정재복 교수는 "유방암과 관련해서는 CEA, CA15-3 등의 종양표지자가 따로 있고 CA19-9는 일반적으로 유방암과는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며 "다만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최근 증례보고를 본 적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그 기술 자체는 허위라고 볼 수 없지만, 경과를 계속 지켜보는 게 아니라 (이 진단서) 하나만 본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진술했다.

박 교수가 진단서에서 쓴 '집중적인 관찰과 조사가 필요한 상태'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윤씨는 당시 소화기내과에서 PET-CT 등 각종 검사를 마친 뒤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심리적인 문제가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회신을 받았다.

정 교수는 "윤씨에게 악성종양이 있을 가능성은 적고 수감생활로 암이 생긴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3∼6개월마다 혈액검사만 하면 되고 입원은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집중적 관찰'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논란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은 "윤씨의 CA19-9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데 환자를 책임지는 의사로서 암 재발을 강력히 의심해서 대처하는 것이 주의의무를 다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8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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