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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삼성과 두산의 극과 극 투수교체…결말은?

삼성과 두산이 결국 벼랑 끝에 함께 서게 됐습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내일 없는 마운드 운영’으로 물량공세를 펼친 끝에 기어이 3승3패 동률을 만들었습니다. 반면 두산 김진욱 감독은 ‘내일이 올 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마운드 운영으로 연거푸 경기를 내주고 불안한 오늘을 맞고 말았습니다. 극과 극의 투수교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 감독의 타이밍 싸움은 7차전에서도 승부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반전 카드 차우찬, 필승카드 오승환 언제 쓸까?
초반 1승 3패로 몰리는 동안 류중일 감독의 투수교체는 계속 박자가 빗나갔습니다. 2차전 마무리 오승환을 너무 일찍 기용한 뒤 4이닝 넘게 끌고 가다가 무너졌고, 4차전에서는 선발 배영수의 부진으로 헛심만 썼습니다. 류중일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준 투수는 차우찬이었습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역할을 맡은 차우찬은 ‘노예’로 불릴 만큼 위기 때 마다 불려 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줬습니다. 4경기에서 단 1승도 없지만, 11과 1/3이닝 동안 2실점으로 핵심 불펜 역할을 했습니다. 4차전에서 2회 배영수의 바통을 이어 받아 8회 투아웃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해 마운드의 체력을 비축시킨 것은 반격의 계기가 됐고, 6차전에서도 최준석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선발 밴덴헐크와 배영수가 잇따라 무너지는 가운데 2와 1/3이닝을 버텨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7차전에서도 과감한 불펜 운영을 예고했습니다. 장원삼이 초반에 흔들릴 경우 차우찬과 안지만을 언제든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최근 1주일 동안 4경기에 나와 무려 175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이 운명의 7차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입니다.
오승환
오승환의 투입도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6과 1/3이닝을 던지며 데뷔 후 포스트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외 진출을 앞둔 마지막 한국시리즈라는 점에서 오승환의 의욕은 어느때 보다 넘칩니다. 또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4세이브에 도전하는 만큼 앞서고 있을 경우에는 세이브 기회에 맞춰 등판 타이밍을 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태로운 선발야구...윤명준 또 나올까?
선발 야구로 승승장구하던 두산이 5차전과 6차전에서 모두 선발야구를 고집하다 고배를 마셨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불펜이 불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지쳐가고 있는 선발을 지나치게 믿은 것은 초기 진화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선발 투구수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결과론이지만 벤치에서 판단하기에는 교체가 이르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선발이 투구수 100개를 채워줬으면 하는 것은 모든 감독의 바람이지만, 1승만 남긴 상황에서 과연 그래야만 했을지는 의문입니다.
유희관
7차전 두산의 키는 유희관이 쥐고 있습니다. 다행히 유희관은 지난 3차전에서 본의아니게 강판되며 52개의 공만 던지고 5일 만에 등판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여유가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유희관에 대해 김진욱 감독이 무한신뢰를 보내고 잇는 가운데, 유희관의 어깨에 승패가 달려 있습니다. 

지친 불펜이 얼마나 버텨줄지도 관건입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4번의 연장승부와 7번의 1점차 승부를 펼치면서 불펜을 소진해 왔습니다. 믿었던 홍상삼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불펜에는 더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나오는 선수가 계속 나오는 소모전이 이어 졌습니다.
‘삼성의 노예’가 차우찬이라면 ‘두산의 노예’는 윤명준이었습니다. 윤명준은 한국시리즈 6차전 내내 부름을 받았습니다. 포스트시즌 15경기 가운데 무려 11경기에 출전했습니다. 두산에서 몇 안 되는 필승 불펜으로 자리 잡은 윤명준이 6대 2로 패색이 짙어진 6차전 7회에 마운드에 올라와 안타 1개만 맞고 내려가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진욱 감독은 이데 대해 “경기장 소음이 커지는 가운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윤명준이 올라갈 상황이 아니었다.”며 쿨하게(?)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잠실구장도 아니고 그 좁은 대구구장에서 소음 때문에 필승 불펜을 지는 경기에 투입하는 실수를 범한 겁니다. 한국시리즈 전경기 출전에 도전하는 윤명준의 지친 어깨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스스로를 ‘운장(運將)’으로 낮추면서 기적같은 드라마를 써온 김진욱 감독의 운이 마지막 시험대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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