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비밀유출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 추진 중인 특정비밀보호법안이 뜨거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국회의 법안 심의가 진행되면서 국민의 알권리 침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 정가에서는 '이런 것도 유출시 처벌받는 특정비밀에 해당하느냐'에 대한 공방이 잇따르고 있다.
그 중에는 신문들이 사후보도하는 총리의 전날 일일 동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정보 등 행정부에 대한 감시 차원에서 국민이 알아야할 부분까지 비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권 요인들의 입에서 나와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28일 자민당 홍보본부장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의원은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신문사들이 분(分) 단위로 소개하는 총리의 동정이 '국민의 알 권리'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고, 모리 마사코(森雅子) 소비자 담당상은 지난 29일 TPP협상 정보가 '특정비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2010년 인터넷에 공개됨으로써 중국과 일본간 갈등을 촉발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부근 해상에서의 중일 선박 충돌 동영상도 같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결국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들 세가지 사안의 경우 '특정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비밀보호법안을 추진중인 집권 여당의 요인들이 발언을 통해 스스로 알권리 침해 가능성에 현실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진보성향의 신문들은 연일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1일자 사설에서 아베 정권이 미국과의 원활한 정보교류를 명분 삼아 법안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특정비밀보호법안은 "(각국 정상 등에 대한) 도청의혹의 당사자인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일본인들에게 비밀엄수를 의무화하고, 위반시 중벌에 처하자는 것"이라면서 "세계 조류에 역행"한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30일자에는 총리 동정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황을 풍자, 군데군데 먹칠을 해 둔 총리 일정을 사설에 싣는 파격을 보였다.
도쿄신문은 31일자에서 특정비밀보호법이 발효되면 정부 조직의 비밀을 폭로하는 공무원 내부고발자들이 그 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정부가 '관(官)'의 부정부패를 보호하는 '방패'로 법을 악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베 내각이 지난 25일 국회에 제출한 비밀보호법안은 누설 시 국가안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위와 외교, 첩보행위, 테러 등의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이를 유출한 공무원은 최장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가공무원법상 기밀유지 의무 위반에 최고 징역 1년, 자위대법상 군사기밀 누설에 최고 징역 5년으로 각각 규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처벌수위를 대폭 올리는 셈이다.
법안은 또 비밀 유출을 교사한 사람도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 이론적으로는 공무원으로부터 '특정기밀'을 획득한 언론인이 처벌받을 수 있는 여지도 열어뒀다.
이런 내용 때문에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언론의 취재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법안을 반대하는 응답이 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의 법대교수와 변호사 등 약 270명은 지난 28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도쿄=연합뉴스)
'알권리 침해 우려' 일본 비밀보호법 논란 가열
정권내 일부 인사 '총리일정·무역협상 정보도 비밀대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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