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금리는 내리는데 개인 대출 이자부담은 늘어

"은행 수익성 악화, 개인대출자에 전가"

[취재파일] 금리는 내리는데 개인 대출 이자부담은 늘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가산금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았죠. 명확한 책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채 고무줄 잣대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경기상승기보다 불황기때 오름세를 보여 서민층 이자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가산금리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지난 3월부터 은행연합회에서 매월 개인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실제 금리 현황을 은행별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실제 은행에서 일어난 대출 총량을 집계해 여기에 적용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신용등급별로 분류해 다음달 20일을 전후해 업데이트합니다.

지난달 은행연합회 금리 현황을 들여다봤더니 가산금리의 불투명성 논란이 여전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이는 코픽스나 CD금리는 전달인 8월에 비해 큰 폭으로 내렸는데 실제 창구에서 적용된 대출금리 평균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습니다. 기준금리와는 별도로 가산금리가 오른 탓입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8월 2.68%에서 9월 2.64%로 0.04%포인트 내렸는데, 대출금리 평균은 3.62%에서 3.70%로 오히려 0.08%포인트 올랐습니다. 가산금리가 0.94%에서 1.06%로 0.12%포인트 올랐기 때문입니다.

하나은행도 9월 주담대 기준금리가 2.66%로 8월에 비해 0.04%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가 1.20%로 전달에 비해 0.13%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3.78%에서 3.86%로 상승했습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가산금리가 오른 건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은행은 가산금리가 0.09% 포인트 올랐고 신한의 경우는 0.01%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퇴직금 이자폭탄 캡
문제는 같은 기간 기업대출의 가산금리는 오히려 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4대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 한 곳을 제외하고는 우리, 하나, 신한은행 모두 9월 중소기업에 대한 물적담보대출시 많게는 0.02% 포인트까지 가산금리를 내렸습니다.

결국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은행권이 개인 대출자에 대한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식으로 손실 보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반발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자의적으로 인상, 인하한 게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신규 대출자 신용도 등의 항목을 정해진 모형에 대입했을 때 얻어진 금리일 뿐 일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 은행 대출을 이용해본 고객이면 이 가산금리 책정기준이란 게 얼마나 들쭉날쭉인지 아실 겁니다. 가산금리 결정은 금융당국의 심사나 감독이 미치지 않은 채 은행의 전권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불투명성이나 담합 의혹 등도 잇따랐습디다.

또다른 문제는 날로 악화되는 은행들의 영업환경 속에서 예대마진챙기기식 영업방식에 언제까지 얼마나 의존할 거냐는 의문입니다. 땅짚고 헤엄치기 영업이라는 비판을 넘어서기 위해서 새로운 수익창출 선진 투자기법에 대한 분발이 절실한 때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