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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 잡는다는 청소기 인기…효과 있을까?

<앵커>

이불 속 진드기나 세균까지 잡아준다는 이불 전용 청소기, 요즘 인기입니다.

정말 없애주는지 김종원 기자가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아기용품 구경하러 온 엄마들에게 물었습니다.

[(침구청소기 사용하세요?)]

조사 1시간여 만에 침구 청소기를 가지고 있다는 주부가 100명 가깝게 나왔습니다.

일반 청소기를 이미 갖고 있는데도 20만 원 가까운 침구 청소기를 또 사는 이유는 대부분 진드기 걱정 때문입니다.

[소비자 : 집먼지진드기 때문에 (샀어요.)]

[진드기나 미세먼지 (청소하려고요.)]

일반 청소기에는 없는 자외선램프가 살충과 살균을 돕는다는 건데, 한 침구 청소기 업체는 진드기와 세균을 99%까지 잡아준다고 광고합니다.

취재팀이 가장 잘 팔린다는 청소기 3종을 사서 전문가와 함께 실험해 봤습니다.

먼저, 두꺼운 솜이불에 진드기가 잘 보이도록 검은색 헝겊을 붙인 뒤, 황토색 사료에 섞여 있는 진드기 2~3천 마리를 뿌렸습니다.

진드기가 헝겊 속으로 스며들도록 30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뒤, 이 검은 헝겊 위만 침구 청소기로 2분간 빨아들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이는 천, 그런데 뒤집어 보자 작은 흰색 점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이거 진드기 맞죠?) 아 네, 맞네요.]

세 제품 모두 진드기가 남아 있습니다.

[남성현/연세대학교 의용절지동물은행 연구원 : ('99% 제거'라는 광고보다는) 많은 진드기가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죠.]

이번엔 우리가 실생활에서 청소할 때처럼 이불 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열 번 천천히 왔다갔다했습니다.

앞선 실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진드기가 헝겊 전체에 수두룩하게 퍼져 있습니다.

[여기에도 있고, 여기에도 있고, 카메라 대는 곳마다 진드기가 있네요.]

자외선을 쬐면 죽는다더니, 진드기들이 헝겊을 뚫고 이불 깊숙이 침투할 만큼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자외선이 진드기를 죽이기는 하는 걸까?

침구 청소기에 달린 자외선램프를 진드기에 바싹 갖다 대 봤습니다.

10분을 쏘였는데도 멀쩡한 진드기, 세 제품 모두 자외선만으로는 진드기를 단 한 마리도 죽이지 못했습니다.

[이인용/연세대학교 의용절지동물은행 박사 : UV(자외선)만 가지고 집먼지진드기를 방지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봅니다. (청소기로 진드기를 잡으려면) 흡입력이 높은 청소기일수록 집먼지진드기를 흡입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세균 실험입니다.

포도상구균과 대장균 등 5종은 죽었지만, 식중독균은 10분을 쏘여도 죽지 않았습니다.

[황석연/대전대학교 임상병리학과 교수 : 한 군데서 가만히 자외선을 노출하면 (세균 번식이) 억제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균이 억제된다고 확신할 수는 없죠.]

한 침구 청소기 업체를 찾아가 이런 실험 결과를 보여주자 다시 한 번 같이 실험해보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업체가 보는 앞에서 실험을 마친 뒤 결과를 봤더니 역시 진드기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다음 달 출시된다는 신제품은 기존 제품보단 진드기를 더 많이 빨아들였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업체는 자외선만으로는 진드기를 죽일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매일 꾸준히 청소기를 돌린다면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침구 청소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뜨거운 물에 자주 세탁을 하는 것이 진드기 없애는 최선책이라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최준식,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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