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단풍이 절정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많이 찾는 산이라고 준비 없이 올랐다가 예상치 못한 암벽등반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관리 미흡한 도심 산, 이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등산객이 아슬아슬한 등산로를 힘겹게 올라갑니다.
[등산객 : 여길 어떻게 올라가. 기어가야 돼, 기어가야 돼, 그냥!]
한 여성은 공포에 질려 흐느끼고,
[조심하세요! 제가 잡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취재진이 직접 나서 도와준 뒤에야 겨우 올라섭니다.
제가 이 곳까지 올라오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체력이 고갈되고, 손에는 땀이 가득 찼는데요.
관악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이 밧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같은 등산로를 50m나 올라가야 합니다.
[김남곤/서울 사당동 : 봉우리 올라가면 힘든데, 계단식으로 만들어 놨으면 좋은데.]
또 다른 등산로, 밑이 낭떠러지인 바위길입니다.
[등산객 : 어, 아버지! (여기 위험해요. 다 바위라서.)]
근처에 편한 우회 등산로가 있지만, 안내 표지판도 없습니다.
[홍재호/경기도 부천 : 나도 떨어졌는데. 돌에 걸리면서 곤두박질쳤어. 2-3m 가까이 뚝 떨어졌는데.]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악산을 찾는 시민이 많은데, 지난 3년간 사상자만 600여 명으로 험준하기로 유명한 국립공원보다 사고가 잦았습니다.
국립공원은 국가가 직접 등산로를 난이도별로 나누고, 사고 다발 구간은 입산을 통제하는 등 통합 관리를 하지만,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와 금천구, 경기 과천시와 안양시가 따로 관리해 체계적인 안전 대책이 미흡합니다.
[자치구 공무원 : (국립공원은) 한 곳에서 관리가 되는데, 여기는 4곳이 걸쳐져 있고, 각자 시·구 예산이 다른데….]
웬만한 국립공원보다 많은 사람이 찾는 산인만큼, 통합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