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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메르켈 총리, 10년 이상 미국에 감청당해"

"독일 메르켈 총리, 10년 이상 미국에 감청당해"
미국 첩보 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장기 감청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미 당국이 오바마 대통령이 베를린을 찾은 지난 6월 직전까지 메르켈 총리의 전화를 엿들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슈피겔은 미국의 기밀문서를 토대로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번호가 미 국가안보국 NSA의 감청 표적 명단에 'GE 메르켈 총리'로 표시됐다며, 야권 정치인 시절인 2002년부터 10년 이상 NSA의 감청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난 6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 처음으로 베를린을 국빈 방문하기 수주 전까지도 메르켈 총리의 이름이 NSA 감청 명단에 올라 있었다고 슈피겔은 보도했습니다.

슈피겔이 입수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NSA는 독일 수도 베를린 중심가의 미국 대사관에 '합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스파이 지부를 차리고 첨단장비로 독일 정부 청사를 감청했으며 경제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별도의 감청 지부를 운영했습니다.

NSA와 미 중앙정보국 CIA는 파리와 로마 등 유럽 주요도시 19곳을 포함한 세계 80여 개 지역에서도 비슷한 무단 감청 시설을 뒀다고 슈피겔은 전했습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메르켈 총리에게 "현재 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과거의 무단 감청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습니다.

슈피겔은 그러나, 미 당국의 구체적 감청 행태는 아직 불명확하다면서 대화 내용을 녹음했거나 녹음 대신 통화 내역만 파악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미국과 최악의 외교 갈등을 겪게 된 독일은 다음 주 정보기관 최고위자 등을 미국에 보내 감청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슈피겔은 독일 총리실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3일 통화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감청 파문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최근 일요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NSA가 메르켈 총리를 감청한 사실 자체를 몰랐으며, 만약 알았다면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미국이 첩보를 공유하는 특별 협약을 맺고 있는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는 이런 감청 지부를 운영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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