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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관계 급랭…개인정보보호법 급물살

자유무역협정 협상도 차질 불가피

미-EU 관계 급랭…개인정보보호법 급물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하는 등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무차별적인 불법정보수집을 자행한 것에 대해 유럽이 강경대응에 나서는 등 미국과 유럽간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제로 이 문제를 상정해 논의했다.

EU는 애초 28개 회원국간에 이견이 표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 사안을 의제에서 제외했으나 최근 유럽 국가지도자 등을 상대로 한 NSA의 불법 도청 사실 등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회원국들 사이에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로인해 그동안 난항을 겪어온 EU의 개인정보보법 강화방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의 IT기업들이 곤경에 처하게 됐으며, 미국-유럽 간 자유무역 협상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날 각국 정보기관들의 활동과 관련해 새로운 규칙을 정하는 회담을 미국에 제의했다.

◇ EU,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 급물살…구글 등 미국 IT기업 '불똥' EU는 미국 정보당국이 광범위한 스파이활동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이후 개인정보보호강화방안을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해 유럽의회 시민자유위원회는 21일 EU 시민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승인,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미국의 인터넷 업체들이 EU 당국의 허가없이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최대 1억 달러(약 1천452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EU 회원국들이 일주일 전만해도 미국과 적대관계를 우려해 이 법안의 통과에 주저했지만 최근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신의 휴대전화가 도청된 사실이 드러난 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연대해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EU의 한 고위관리는 FT에 "기류가 변했다. 메르켈과 올랑드가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힘을 합칠 경우 내년 봄까지 이 법안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또 최근 미국 IT기업의 주요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클리우드 컴퓨팅 관련 규정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U는 최근 관련 성명 초안에서 "안전하고 믿을만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규정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U 관리들은 애플과 구글 등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버 자체가 미국에 있어 미국 정보기관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의회는 최근 EU에 미국과 은행계좌 정보공유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이같은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국제은행간통신망(SFIFT)을 감시해온 데 따른 것이다.

이 시스템은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무차별적인 정보수집으로 인해 미국의 대(對) 테러전선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 미-유럽간 자유무역협정도 차질 위기 미국과 유럽간에 진행중인 자유무엽협정 협상도 중단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사실이 알려진 후 독일 고위관리들은 지난 7월 시작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체결을 위한 협상을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 추락 등을 감안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신뢰성을 먼저 입증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슐츠 의장은 "협상 상대방이 이미 우리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모두 알고 있다면 어떻게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프랑스-독일, 미에 정보기관 활동규칙 회담 제의 프랑스와 독일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 올해 연말까지 정보분야에 대한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한 회담을 요구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28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정보 분야에서 각국 정보기관들이 해야할 것과 해서는 안될 것 등에 대한 규칙을 정하기 위한 양자회담을 하고자 하는 프랑스와 독일의 목적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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