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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필수품'이라더니…훈련소에선 반입금지

<앵커>

군에 입대하는 아들한테 혹시 필요할까 싶어서 이것 저것 싸 보내는 부모님들 계십니다. 인터넷이나 부대 앞에서도 꼭 필요한 세트라면서 고가에 팔리고도 있죠. 정말 유용하게 쓰이긴할까요?

김호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1일, 공군에 입대할 신병들이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눕니다.

가방엔 수건과 소화제, 밴드와 편지지 등도 들어 있습니다.

[임미선/입영병 어머니 : 주변에서 제 친구들도 아들들 군대 보내고 그래서 이야기 좀 들어보고 필요한 거 준비했습니다.]

입영식을 마친 뒤 입영병들이 생활관 건물 앞에 모입니다.

[소대장 : 허가된 물건을 제외한 모든 물건은 방금 나눠준 가방에 넣어서….]

반입 금지 물품이 모두 수거됩니다.

[심성우/입영병 : 어머니가 준비해 주셨어요. 폼클렌징, 물집방지 패드랑 위장 크림. 가져가면 좋다고 그래서.]

군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훈련소에서 지급하기 때문에 개인 물품은 필요가 없습니다.

[허유석 중령/공군훈련단 신병훈련대대장 : 불필요한 물건은 저희가 수거해서 6주 후에 나눠주기 때문에 전혀 6주 동안에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입소식이 열리는 훈련소 앞에선 반드시 챙겨야 할 물품이라며 노점상들이 가족들을 붙잡습니다.

[상인 : 전자시계는 필수이고 깔창, 물집방지패드, 야광펜….]

상당수는 돌려보내지는 물품들입니다.

[상인 : (훈련소 들어가서 다 쓸 수 있는 거예요?) 당연하죠. 요즘은 우리 학생들이 약하니까 다들 사가요. 다칠까 무서워서….]

최근 인터넷에서도 입대 필수품이라며 각종 보호대와 볼펜, 손톱깎이까지 군복색과 비슷한 손가방에 넣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판매상인 : 제일 저렴한 세트가 2만 7천 원, 시계가 추가되면 가격이 좀 더 올라가고요. (가장 비싼 게 얼마예요?) 8만 3천 원이요.]

[육군훈련소 훈련병생활관 : 런닝이라든지 팬티까지 정리해서 먼저 소포 박스에 넣을 수 있도록 하자 실시! (실시!)]

육군훈련소는 훈련병 개인 옷을 집으로 보내는 소포에 반입 금지 물품을 함께 넣어 집으로 보냅니다.

[이경태/육군 훈련병 : (다시 돌려보내는 거 알았어요? 몰랐어요? 입대하기 전에) 전혀 몰랐습니다. (다시 돌려보내려니까 어떠세요.) 부모님께 죄송스럽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훈련소 내 반입이 금지돼 수거된 물품의 양은 해군은 100리터 봉투로 무려 104개, 공군도 103개나 됩니다.

가정에선 불필요한 지출이고 군에선 반입금지 물품을 가려내는 추가 업무가 발생하는 겁니다.

군마다 반입 금지 물품이 조금씩 달라 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김광진/민주당 의원 : 육해공 해병대에 모든 부대들이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이 반입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마다 통일된 기준을 정해 입영 통지서에 반입 가능 물품과 금지 물품을 명시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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