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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에 유학 와 세계챔피언 된 사연

  어제(10월22일) 8시 스포츠뉴스에 한국에 양궁유학을 와 세계챔피언에 오른 덴마크 여자양궁선수
마야의 스토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동안 우리 지도자들이 외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현지 선수들을
육성한 사례는 많았지만 외국선수가 우리나라로 유학을 와 세계정상에 오른 경우는 참 이례적입니다.

  이달초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2013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무명이나 다름없던 세계랭킹 49위 덴마크의 마야 예어 선수가 우리나라 선수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던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마야는 당시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런던올림픽 2관왕인 기보배를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윤옥희를 준결승전에서 꺾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를
슛오프끝에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대회 기간동안 표적판이 쓰러질 정도로 심한 강풍이 분 것이 변수가 되기는 했지만 이 선수의 우승을 단지 행운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죠.

  마야는 스스로도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라고 말합니다. "제가 우승한 것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한국 선수들이 정말 잘하는데, 제가 2명이나 이겼다는게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시상대 맨 윗자리에 선게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마야는 한국 양궁과 인연이 깊은 선수입니다.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국내로 '단기 연수'를 왔었고,
지난 3월부터는 충북 괴산의 중원대학교에서 '양궁 유학'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한국어학당에서 
다른 외국학생들과 함께 우리말을 배우고, 오후에는 4시간씩 중원대 양궁부에서 훈련합니다. 1984년 LA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김형탁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6개월동안 집중훈련을 한 결과 기량이 부쩍 늘었습니다.
마야

  "덴마크에는 양궁 코치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일 코치와 함께 훈련하지도 않습니다.
한주에 한번, 또는 한달에 한번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김 감독님이 늘 함께 훈련해주시고
세심하게 봐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에서 와서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김형탁 감독은 마야가 타고난 감각에 적극적인 성격까지 갖춰 빠른 시간 내에 한국형 훈련과 기술에
적응했다며 칭찬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갖고 있는 세심한 기술이라든지 그런 쪽이 모자랐거든요.
그걸 보강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럼 한국 선수들의 훈련은 뭐가 다른걸까요?
"외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의 흉내는 다 냅니다. 하지만 활이라는건 겉모양만 가지고
쏘는게 아니라 몸 속에서 느끼는 근육의 움직임, 근육의 밸런스라든지, 근육의 감각이라든지,
한국 선수들은 그런 감각적인 훈련을 많이 합니다. 마야 선수도 그런 훈련을 받은 것이
경기를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세계챔피언에 오른뒤 마야의 한국 사랑은 더 커졌습니다. 마야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냥해 앞으로도 계속 국내에서 훈련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은 한국어학당에 있지만 내년에는 신입생으로 정식 입학해 전공 공부도 할 생각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의 IT산업을 공부해보고 싶다는군요.

  물론 이번 세계선수권 여자개인전에서 우리 선수가 우승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한국 양궁을 배워 챔피언에 오른 마야의 사례는 또다른 '한국 양궁의 힘', '양궁 한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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