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전 미국 거품경제의 상징과 같은 고위험 대출상품이 미국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기업들이 고수익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물지급(PIK·payment-in-kind)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PIK 채권은 기업이 자금난에 처할 경우 이자를 현금 대신 채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조건으로 발행된다.
당연히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투자자에게는 불리하다.
이는 신용거품이 일던 2006~2007년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붐 속에서 등장했는데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PIK 채권의 등장으로 시장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국 고급백화점 니먼마커스, 드라이브스루 버거체인 체커스&랠리스와 앤시스트리닷컴은 모두 PIK 채권을 발행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이들이 발행한 채권을 포함해 올해 발행된 PIK 채권 총액은 92억 달러(한화 약 9조 7천428억 원)에 이른다.
이는 134억 달러 어치가 발행된 지난 2008년 이후 최다 규모이자, 지난해 발행된 67억 달러를 훌쩍 상회한다.
이런 붐 속에서 신용이 정크등급인 공예품회사 미셸스토어스, 통신케이블장비업체 컴스코프 등도 올해 PIK 채권을 새로 발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PIK는 금융위기 전 저리금융으로 거품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거품경기 기간에 PIK채권을 발행했던 기업의 32%가 2008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채무불이행 상태가 됐다.
이 기간 니먼마커스는 현금 대신 채권으로 이자를 내면서 분기당 약 1천만 달러(약 106억 원)를 '절약'할 수 있었다.
문제는 최근 이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이다.
신문은 경기를 부양하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와 같은 긴급정책으로 '커버넌트(발행회사가 채권자 보호를 위해 준수해야하는 계약사항)라이트' 대출과 같은 또 다른 고위험 대출상품 역시 다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커버넌트라이트 대출도 PIK 채권과 마찬가지로 투자자 보호장치는 거의 없다.
(서울=연합뉴스)
미국 고위험 대출상품 재등장…"경기 과열 우려"
이자를 현금 대신 채권으로 갚아…거품경제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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