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는 일본 전범들 위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일제에 의해서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갔던 한국인 전몰자들의 위패도 합사돼 있습니다. 그분들 이름을 야스쿠니에서 빼달라고 유가족들이 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도쿄에서 김광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름을 빼! (그만 하세요.)]
한국인 유가족들을 야스쿠니 신사 측이 막아섭니다.
남영주 할머니의 오빠는 20살 때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뒤 숨졌고 '미나미 다이겐'이란 일본식 이름으로 야스쿠니에 합사됐습니다.
[남영주/강제징용 전몰자 유족 : 오빠 이름을 빼 가야겠어요. 그래야 부모님 한테 면목이 서고.]
지난 1956년, 야스쿠니 신사 측은 일본후생성으로부터 전몰자 명단을 넘겨받아 징용 한국인들까지 그대로 합사했습니다.
유가족 뜻과는 무관한 야스쿠니 신사의 일방적 조치였습니다.
이렇게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은 2만 1천여 명에 달합니다.
한국인 유족 27명은 명부에서 이름을 빼달라는 요구와 함께 상징적 의미의 위자료 1엔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섰습니다.
[이희자/강제징용 전몰자 유족 : A급 전범이 있는 이곳에 같이 부모가 합사된 것을 어느 가족이 그대로 두고 보고있겠습니까.]
유족들의 소송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2001년 첫 소송은 일본최고재판소에 의해 기각됐습니다.
또 지난 2007년 제기된 소송은 2011년 도쿄지방법원이 합사가 유족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은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내일(23일) 그 항소심 판결이 예정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