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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문수물놀이장 7번이나 찾은 김정은

[취재파일] 문수물놀이장 7번이나 찾은 김정은
  평양의 대동강변에 대규모 물놀이 시설인 문수물놀이장이 10월 16일 준공됐다. 10만 평방미터가 넘는 부지에 각종 물미끄럼틀과 실내외 물놀이장, 체육관과 편의시설까지 갖춰 우리나라의 대규모 물놀이 시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에 의해 올해초 추운 겨울부터 공사를 시작해 9개월만에 완공했다고 한다.

문수물놀이장


새벽에도 공사장 찾은 김정은 제1비서

  조선중앙TV가 10월 17일 방송한 ‘문수물놀이장에 깃든 인민사랑의 새 전설’이라는 기록영화를 보면, 김정은 제1비서가 문수물놀이장 완공을 위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비서는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 문수물놀이장을 7번이나 방문했다. 맨 땅에 먼지가 날리는 공사 초기부터 공사가 진행되는 중간중간 찾아와 진행상황을 점검했으며, 심지어는 새벽에도 두 차례나 공사 현장을 찾았다. 물놀이장에 비치될 가구와 비품, 물안경, 튜브까지 살펴볼 정도였으니 김 비서가 쏟은 관심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세상 그 어느 나라 영도자가 인민을 위한 물놀이장 건설을 위해 … 이토록 크나큰 노고를 바친 적이 있었’느냐는 조선중앙TV의 언급대로, 김정은 제1비서의 문수물놀이장에 대한 관심은 대단한 것이었음에는 틀림없다.

문수물놀이장


  김정은 제1비서가 물놀이장 건설에 힘을 쏟은 것은 ‘인민들이 하루 빨리 세상에 부럼없는 행복하고 문명한 생활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조선기록영화, 10/17)서라는 것이 북한의 설명이다. 김정은 비서는 완공된 미림승마구락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인민을 위한 건축물들을 더 많이 건설하자는 것이 당의 결심’이라며 인민들을 위한 위락시설 건설에 앞으로도 더욱 힘쓸 것임을 강조했다. 이른바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통해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상을 구축해가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고지도자 관심 갖는 곳에 우선적 자원 배분

  문제는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관심이 과도하게 한 쪽으로 쏠리게 되면 자원 배분의 왜곡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가 현지지도한 곳은 자재 공급을 우선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최고지도자가 관심을 갖고 생산을 독려한 곳이라면 좋은 성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쪽 부문이 우선적으로 자원 배분을 받게되면 다른 쪽에서는 자원의 부족 현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가 연간 계획에 따라 자원 배분 계획을 세워놨는데, 한 쪽으로 자원이 몰리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쪽으로는 배분이 잘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정은 제1비서가 7번씩이나 현지지도를 하며 관심을 가질 정도라면 자원의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0월 17일자 조선기록영화는 ‘우리의 것을 더 많이 더 빨리 더 좋게 생산하여 물놀이장 건설장에 보내주자’며 전국적으로 문수물놀이장에 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음을 묘사하고 있다.

문수물놀이장


우선적 관심 대상이 위락시설이어서는 곤란

  김정은 제1비서는 집권 이후 각종 유원지와 위락시설, 공원 건설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인민생활 향상을 앞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고지도자가 유원지 건설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에서 국가의 한정된 자원이 어느 곳으로 편중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경제건설에 있어 어느 부분에 주력할 것이냐는 각 국가의 정책적 판단의 영역이지만, 경제수준이 낙후된 북한의 상황이라면 제조업과 같은 2차산업의 육성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김정은 제1비서가 7번씩이나 현지지도를 해야 할 곳은 물놀이장이 아니라 발전소나 생필품 공장이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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