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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아인이 말하는 '엄홍식vs유아인'

[인터뷰] 유아인이 말하는 '엄홍식vs유아인'
"예전에는 유아인과 엄홍식을 분리하려고 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하나로 좁혀진 것 같아요. 엄홍식으로 사는 게 삶을 좀 더 편하게 해줄지는 몰라도 결국 일이 삶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둘을 나누는 게 무의미해졌다고나 할까요"

배우 유아인의 본명은 엄홍식이다. 데뷔 초 아이돌틱하면서도 상큼한 이름을 짓자는 매니저의 권유에 따라 '하나'라는 의미인 '아인'(ein)을 예명으로 쓰게 됐다. 그로부터 10년, 엄홍식이라는 본명은 팬에게도 스소로에게도 낯설게 느껴질만큼 유아인이라는 이름은 맞춤옷이 돼버린 느낌이다.

2003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유아인은 또래의 10대 배우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장을 해왔다. 아역의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 어린 배우들은 정체되거나 잊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유아인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배우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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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깡철이'는 유아인이 스크린 첫 단독 주연작으로 나선 작품. 부산 사나이 강철(유아인 분)이 엄마 순이(김해숙 분)씨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거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유아인은 액션 연기를 선보였고, 부산 사투리 연기도 펼쳤다.

"제 또래의 배우들이 그렇듯 액션 영화의 제안이 많았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몸 쓰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요.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는 성향이기도 하고요. '완득이'에서 제 감정들을 깊이 있게 보여준 것 같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어요. 조폭 코드에 모자코드 등이 좀 진부해보일수도 있겠지만, 휴먼 드라마라는 점에서 '깡철이'는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영화의 배경이 부산이었기에 유아인은 사투리 연기를 펼쳐야 했다. 대구 출신인 유아인에게 경상도 사투리는 그다지 어려운 숙제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억양과 강세에 있어 적잖은 차이가 있기에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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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부산과 대구의 사투리는 꽤 많이 달라요. 서울 출신이라면 차라리 쉬웠을 텐데, 너무 헷갈리더라고요. 촬영 초반엔 언어의 정확도에 신경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하는데 가장 큰 중점을 뒀어요"

엄마 역을 맡은 김해숙과의 화학작용도 인상적이었다. 유아인은 "친엄마와 병 수발하는 아들이라는 소재가 따지고 보면 칙칙하죠. 그러나 김해숙 엄마와 저의 굉장한 케미스트리가 나오면서 신선한 모자(母子)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첫 만남에서부터 우린 서로를 엄마, 아들로 부르면서 촬영 내내 모자처럼 지냈어요"라고 말했다.

스크린 첫 주연작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도 적잖았다. 그는 "'완득이'때가 좋았죠. 그땐 무서운 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라며 "'완득이'의 흥행 스코어가 부담스럽죠. 또 나의 위치와 성장을 증명해 보여야 하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워지고 더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심리적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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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뻔한 것을 싫어할 것 같다'는 일종의 선입견에 관해 얘기하자 "예전엔 그랬는데, 요즘은 재밌는 것 같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하자 "저는 누구보다 나를 많이 보여주는 배우에요. 누가 리얼리티 쇼에서 자신을 진실 되게 드러낼 것이며, 누가 저처럼 꾸준히 트위터에 자기 생각을 쓰겠어요. 이것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고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겠죠"라고 항변했다. 

엄홍식으로 자라,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된 그는 "처음엔 둘을 분리했기 때문에 연예인으로 사는 삶에 중독되지 않고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어릴 때부터 일하면서 배역이 나에게 영향을 주고, 또 같이 성장해왔어요. 이제는 엄홍식과 유아인을 굳이 분리하지 않아도 되는 내 삶을 갖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간 엄홍식으로 살아갈 때는 어떤 모습이냐고 묻자 "연기 하지 않을 때 가장 나답게 살아요. 뭐 생각해보면 연기하는 것도 그리 특별한 건 아니죠. 배우에게 일이 곧 연기일 뿐이니까요"라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유아인은 인터뷰 내내 성장과 증명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쳤다. 영화 '깡철이'는 1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를 통해 유아인은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더불어 또 하나의 숙제를 얻은 셈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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