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워싱턴을 연결해서 생생한 소식 알아보는 워싱턴 인사이드입니다. 이성철 특파원. (네, 워싱턴입니다.) 연방정부가 16일 만에 정상화 됐는데, 워싱턴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한층 활기를 되찾은 모습입니다.
아직까지는 연방정부 폐쇄의 여파가 다 가시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정도는 돼야지 평소 모습을 완전히 되찾을 것 같습니다.
셧다운이 끝나면서 미국 국민들이 제일 먼저 반긴 건 워싱턴의 국립동물원에 있는 팬다 가족입니다.
직원들 일시 해고로 끊겼던 폐쇄회로 카메라를 다시 가동했는데, 그 사이 아기 팬다가 많이 자랐습니다.
워싱턴의 여러 스미소니언 박물관들, 2차 대전 기념비와 한국전 기념공원, 또 그랜드캐년, 옐로스톤 같은 미국 전역의 4백 곳 가까운 국립공원들이 대부분 문을 열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사람이겠죠.
맥도너 대통령 비서실장인데요.
백악관 문 앞에까지 나가 16일 만에 일터로 돌아오는 직원들을 반겼습니다.
예산 집행 중단으로 일시해고 당하는 걸 '펄로(furlough)'라고 하는데, 당초 강제 무급 휴가였던 것이 의회의 입법 조치로 유급 휴가로 바뀌었습니다.
어쨌든 곧 밀린 월급도 받게 되고 뜻하지 않은 재충전 기회도 누렸습니다만, 그래도 일터가 좋은 게 아니냐 이런 표정들입니다.
하지만, 연방정부 발주가 끊기면서 외주업체 직원들까지 무급휴가에 들어간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월급을 받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앵커>
네, 이렇게 예산 전쟁이 일단 끝나면서 정치권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인데요.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아주 끝났다기 보다는 3~4개월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성적표를 매기면서, 승자가 누구다, 패자가 누구다, 가리기에 바쁩니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오바마/미 대통령 : 분명히 합시다. 승자는 없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우리 경제는 완전히 불필요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네, 승자는 없다는 말에서 승자의 여유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당초 이번 예산 싸움을 건 쪽은 공화당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전국민 건강보험법, 이른바 '오바마케어'가 내년 1월 1일 시행에 들어가는데 돌연 이를 연기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그런데, 이를 예산과 연계해 정부 폐쇄까지 초래한 무리한 전술이 문제였습니다.
여론이 들끓으면서 공화당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로버트/연방 공무원 : 모든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더 큰 책임이 있다면? 말할 것도 없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티파티죠. 100% 책임입니다.]
인터뷰를 보셨습니다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으로 대표되는 공화당내 극우 세력, 티파티가 당 안팎의 지탄을 받으며 최대 패배자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고, 극우 세력이 이들을 중심으로 집결해 자신들의 승리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당초 공화당의 수장인 베이너 하원의장이 이번 싸움의 패자로 꼽히며 물러나지 않겠느냐 관측이 있었습니다만, '아니다, 원치 않는 법안임에도 당을 위해 애쓴 것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오히려 숨은 승자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지금 패배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내부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티파티 세력은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을 축출하겠다며 일전을 선언했습니다.
보수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티파티 세력과 정치를 같이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일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내홍에 빠진 가운데 이번 싸움의 진짜 성적표는 내년 중간선거 결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세계 경제가 우려 섞인 눈으로 워싱턴을 주시했는데,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에 전세계가 이렇게 민감한 이유가 있죠.
<기자>
국가 부채는 나라에서 채권을 발행해 빚을 내는 걸 말합니다.
미국은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이 채권을 나누어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16조 7천억 달러 규모입니다.
우리 돈, 무려 1경 7천 8백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미국의 GDP 연간 국내총생산을 능가하는데요.
빚을 너무 많이 내면 나라 살림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의회에서 한도를 정해 놓습니다.
그런데, '트레저리 빌(Treasury Bill)'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재부부 채권을 많이 사들인 나라가 중국과 일본입니다.
중국은 1조 2천 8백억 달러, 일본은 1조 1천 4백억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 재무부 통계를 보면 우리 나라도 세계 21번째 규모인 510억 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사상 초유의 디폴트, 국가부도 사태가 발생하면 채권 값이 떨어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피해라고 할 수 있죠.
중국이 미국을 향해 큰소리를 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초강대국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는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감기에 걸리면 무역과 금융 등 대미 의존도가 큰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게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제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습니다만, 결국, 양적 완화로 대표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이나 미국 정치권의 상황, 부채 상한 협상 같은 것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면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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