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청주시 전 공무원 이모(51)씨에게 6억원대 뇌물을 건넨 사건과 관련, KT&G 임원인 최모(59)씨와 이모(52)씨가 불구속 재판을 받다가 18일 돌연 법정 구속됐다.
반면 청주시 공무원 이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직접 건넨 혐의를 받은 KT&G의 용역업체 대표 강모(49)씨는 이날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정석 부장판사)가 이런 판결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뇌물 사건을 저지른 주범은 KT&G 임원인 최씨와 이씨이며, 용역업체 대표 강씨는 단순히 뇌물을 전달한 '종범'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의 판단은 이날 판결문 곳곳에서 확인된다.
강씨의 역할에 대해 재판부는 "청주시와 KT&G 사이의 중개자로서 토지 매입에 관한 청주시의 입장과 KT&G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등 다소 수동적·소극적인 지위에 있었다"고 봤다.
아울러 "청주시 공무원 이씨를 상대로 부정한 업무 처리를 요구한 흔적도 없고, KY&G에서 받은 용역비 가운데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씨와 이씨에 대해서는 호되게 질책했다.
재판부는 "(최씨와 이씨가)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강씨에게) 지시하거나 뇌물 자금을 제공하는 등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적시했다.
이들은 자신들로부터 돈을 꾸어 청주시 공무원에게 뇌물로 전달한 강씨가 주범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씨는 단순한 전달자일 뿐 토지 매각에 깊숙이 관여한 최씨와 이씨가 뇌물 사건을 주도적으로 지시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재판부가 "최씨와 이씨는 자신들이 범행을 일부 방조한 책임이 있을 뿐이라며 대부분의 책임을 강씨에게 전가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KT&G 측이 수사 방해를 목적으로 강씨를 해외 도피시켰다는 의혹도 나왔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강씨가 KT&G 측 임원의 지시를 받아 태국으로 도피했다가 1주일 만에 귀국, 자수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감안, 불구속 재판을 받던 최씨와 이씨를 '주범'으로 규정, 법정 구속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주=연합뉴스)
6억원대 뇌물사건 KT&G 임원 돌연 법정구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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