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FIFA 랭킹이 확정되면서 월드컵 본선 8개 조의 톱시드 국가가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 FIFA 랭킹 우습게보지 마라
1993년 8월부터 FIFA가 각국가들의 랭킹을 수치화해서 매기기 시작한 FIFA 랭킹은 각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효용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한 때는 찬 밥 신세이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강팀이라도 A매치를 자주 치르지 않으면 FIFA 랭킹이 곤두박질치곤 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FIFA 랭킹을 매기는 기본적인 틀을 알아볼까요?
1. A매치에서 승리시 3점(승부차기 승은 2점), 무승부와 승부차기패는 1점. 패는 0점입니다.
2. 친선경기는 가산점이 없고, 월드컵 예선이나 대륙별 챔피언십 예선 같은 경우에는 2.5배,
본선일 경우 3배, 월드컵 본선일 경우 4배의 가산점이 붙습니다.
우리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뒤 FIFA 랭킹이 급상승했던 것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3. 또 대륙별로 가산점이 있는데 유럽이나 남미는 그대로 인정받고, 북중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는 0.85-0.88배 인정 받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FIFA 랭킹은 48개월 단위로 기존에 얻었던 포인트는 소멸됩니다.
그동안 월드컵 톱시드 배정은 FIFA 랭킹 이외에도 이전 월드컵 성적을 고려했었는데,
이번 월드컵부터는 오로지 FIFA 랭킹으로만 따지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FIFA 랭킹은 깔볼 수 없는 지표가 됐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FIFA 랭킹은 홈페이지에 매달 발표되고 그 일자는 항상 다릅니다. 대신 언제 발표되는지
공지돼 있습니다.
# 블래터의 음모? 스위스의 약진
10월 FIFA 랭킹이 발표로 확정된 톱시드 국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브라질(개최국, 11위)
2. 스페인(1위)
3. 독일(2위)
4. 아르헨티나(3위)
5. 콜롬비아(4위)
6. 벨기에(5위)
7. 스위스(7위)
8. 우루과이(6위) 또는 네덜란드(8위)
우루과이는 현재 요르단과 본선행이 걸린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어 승리시 톱시드를 받게 되고,
패할 경우 8위인 네덜란드가 톱시드를 받게 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스위스와 벨기에의 약진입니다.
특히 스위스는 많은 축구팬들이 FIFA 회장 블래터의 모국이어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충분한 자격이 있는 팀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FIFA 랭킹은 지난 4년간의 A매치 성적으로 결정되는데요.
스위스는 최근 4년간 18승 11무 6패를 기록했습니다. 스페인, 독일,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구요. 특히 가산점이 많이 붙는 올해는 브라질에 1대0으로 이기는 등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와도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지요.
신흥강국이라고 불릴만한 성적이죠? 이 팀이 톱시드를 받았고 바로 다음달 우리와 A매치 평가전을
치릅니다.
# '역대급' 죽음의 조 탄생?
톱시드에 신흥강호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전통의 강호들은 대거 탈락했습니다.
현재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국가를 먼저 보면서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죠.
최종예선이 진행중인 아프리카는 제외했습니다.
1. 개최국 자동출전 : 브라질 (개최국)
2. 남미 (4.5장) :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우루과이(플레이오프 VS. 요르단)
3. 북중미 (3.5장) :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플레이오프 VS. 뉴질랜드)
4 .유럽 (13장) :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러시아, 보스니아, 잉글랜드, 스페인 (9팀 확정), 플레이오프 진출(포르투갈, 그리스,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스웨덴, 루마니아, 아이슬란드)
5. 아시아 (4.5장) : 대한민국, 일본, 이란, 호주, 요르단(플레이오프 VS. 우루과이
6 오세아니아 (0.5장) : 뉴질랜드(플레이오프 VS.멕시코)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유럽의 본선 진출국들과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입니다.
톱시드에 들지 못한 본선진출국 잉글랜드, 이탈리아, 그리고 네덜란드, 러시아,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본선행이 유력한 포르투갈과 프랑스, 스웨덴까지 내로라하는 강팀들이 톱시드 국가들이 포함된 조에 들어올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아프리카에서 코트디부아르나 가나, 나이지리아 같은 팀들까지 포함된다면
그야말로 죽음의 조가 탄생합니다.
과거 1994년 미국 월드컵 E조 ( 이탈리아, 멕시코, 노르웨이, 아일랜드)나 B조 (브라질, 러시아, 카메룬, 스웨덴), 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G조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북한) 같은 조를 넘어서는
'역대급' 죽음의 조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대박 아니면 쪽박
축구인들은 조별 추첨에서 어느 조에 포함되는지가 월드컵 농사의 절반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을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네요.
모 아니면 도!
대박 아니면 쪽박!
죽음의 조에 포함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긴 하지만 그만큼 수월한 조편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조추첨 방식을 감안해 유추해볼까요.
남아공 월드컵 때는 1번 포트에 톱 시드, 2번 포트에 아시아와 북중미, 3번 포트에 아프리카와 남미, 4번 포트에 나머지 유럽 국가를 배정해 조 추첨을 시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는 브라질이나 스페인(톱시드 1번 포트), 코트디부아르나 가나(3번 포트), 이탈리아나 잉글랜드(4번 포트)와 함께 한 조에 편성될 수 있습니다.
반면 최상의 경우 벨기에나 스위스, 콜롬비아 (톱시드), 칠레나 에콰도르(3번 포트), 보스니아(4번 포트) 같이 해볼 만한 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죽음의 조냐? 해 볼만한 조냐?
우리나라의 운명이 걸린 조추첨은 오는 12월 7일 새벽 1시 브라질 바히아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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