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수집 활동에 거세게 항의해 온 브라질이 최근 러시아와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보폭을 넓혀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약 20년만에 이뤄질 예정이던 미국 국빈방문까지 전격 취소하며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반면 러시아와 협력은 한층 긴밀해지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두 나라 간 끈끈해진 관계는 군사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17일(현지시간) 20억 헤알(한화 9천750억원 상당) 규모의 러시아제 대공방어시스템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의 셀소 아모링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계획에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2009년부터 두 나라가 추진해 온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불만을 품어온 브라질이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러시아 쪽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대공방어시스템 구매 합의 외에도 브라질의 차세대전투기(FX-2) 사업에 러시아가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시작된 브라질의 차세대전투기 사업은 100억 헤알(약 4조9천억원) 규모로, 정부는 신형 전투기 36대를 구매해 2017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보잉사의 FA-18 슈퍼 호넷과 프랑스 다소의 라팔,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NG가 경합을 벌여왔지만, 러시아가 수호이 T-50를 밀어붙이며 뒤늦게 경쟁 구도에 뛰어들면서 차세대전투기 사업을 둘러싼 전쟁은 4파전으로 확대됐다.
아모링 장관은 회담 동안 수호이 T-50구매에도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양국 장관은 향후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행위를 막을 실무그룹을 구성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미국의 비밀 정보수집 문제를 놓고 두 나라가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실무 그룹의 구성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로 브라질과 러시아 간 공조는 강화되는 반면 미국에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미국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자국 정부와 주요 인사에 대한 무차별적 정보수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해명을 촉구했으나 마땅한 답변을 받지 못하자 강력 반발해 왔다.
호세프 대통령은 18년 만에 이뤄지는 브라질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취소했을 정도로 단단히 골이 나 있는 상태다.
그는 지난달 있었던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NSA의 정보수집을 브라질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브라질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 에너지부를 노린 미국과 캐나다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이 폭로되자 개인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단호한 입장을 재차 표명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미국 비밀정보수집' 뿔난 브라질, 러시아쪽에 '성큼'
러시아제 대공방어시스템 도입…무차별적 정보수집에도 공동 대응 비밀 정보수집 적극 해명 않는 미국과 거리두기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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