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간단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오바마가 이겼습니다. 공화당이 치명상을 입은 반면 오바마와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상처가 가볍습니다.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는 24%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 상태로라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하원까지 내줘야 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종 단호한 목소리로 오바마케어 즉 건강보험 개혁안을 지켜냈습니다. 정부 폐쇄에도 국가 부도에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상적이었고 승부사다웠습니다. 전쟁을 치르는 장수로서의 위엄도 끝까지 잃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상과정에서 강경 모드로 일관했습니다. 공화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타협하려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의회를 무시하고 경멸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승리는 불안한 승리로 보입니다. 결과가 미봉책이어서 만은 아닙니다. 공화당이 아집으로 일관했다면 오바마 역시 이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결과가 미봉책에 그친 책임은 오바마에게도 있습니다. 아니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인기가 하늘을 찔러도 더 이상 대통령을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아무리 바닥으로 떨어져도 미국 최초의 첫 흑인 대통령, 그것도 재선 대통령이라는 살아 있는 역사임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건강보험개혁안 즉 오바마케어에 대한 애착이 무엇보다 강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도전은 용납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보인 그의 모습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 졌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에너지는 불과 몇 개월뒤에 찾아올 재정협상에 의해 대부분 소진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협상이 2기 오바마 행정부를 두고 두고 괴롭힐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전략이 과연 상수였는지는 의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의 살아 있는 ‘큰 바위 얼굴’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인종적인 편견에 의한 부정적 평가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역사가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승리를 포함해 지금까지의 성과는 공화당의 헛발질로 얻은 반사이익의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도 지금 쯤은 과연 자신이 정말로 이긴 것인지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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