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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농구 '동부산성'의 재건…과거 위용 되찾을까?

허버트 힐-김주성 막강 트윈타워 구축

[취재파일] 프로농구 '동부산성'의 재건…과거 위용 되찾을까?
2011-2012 시즌 : 막강했던 '동부산성'

2011-2012 시즌 동부는 막강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토종 빅맨 김주성과 특급 용병 로드 벤슨, 그리고 포워드 윤호영까지 삼총사가 버틴 골밑은 막강했습니다. '동부산성', '질식수비', '트리플 타워' 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습니다. 당시 동부는 최다 연승(16연승), 한 시즌 최다승(44승), 한 시즌 최고승률(81.5%)을 달성하며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까지 통합 우승이 유력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오세근을 앞세운 '돌풍의 팀' 인삼공사에게 일격을 당해 눈물을 삼켰습니다. 분위기에 많이 좌우되는 단기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지만 높이의 위력만큼은 최고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시즌 : 무너진 '동부산성'

지난 시즌 동부는 '동부산성'을 구축했던 3명 가운데 2명이 이탈했습니다. 윤호영이 군에 입대했고, 벤슨은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고 팀을 떠났습니다. 귀화 혼혈선수 이승준을 영입해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수비력이 부족했습니다. 새로운 용병 줄리안 센슬리와 리차드 로비도 벤슨에 비해 기량이 한 참못 미쳤습니다. 최후의 보루 김주성마저 발목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면서 동부는 한 때 8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강동희 감독이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파문으로 구속되면서 동부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돼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동부는 '슛도사'로 명성을 떨쳤던 이충희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기고 와신상담 재기를 노렸습니다.
허버트 힐 김주성_
올 시즌 : 허버트 힐-김주성 막강 '트윈타워' 구축…'동부산성'의 재건

올 시즌 동부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허버트 힐을 선택했습니다. 키 2m 2cm에 몸무게 106㎏인 힐은 골밑 장악력과 득점력이 주 무기인 정통 센터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골밑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고 동료들과의 협업 플레이도 잘 하는 편입니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도 3시즌을 뛰었는데, 특히 2011-2012 시즌 전자랜드에서 서장훈, 문태종과 함께 삼각편대를 구축하며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후 1년 만에 다시 국내 프로농구로 돌아왔습니다.

허버트 힐은 현재까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입니다. 김주성과 함께 골밑에서 호흡이 잘 맞고 있는데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다른 팀 용병들과의 1대1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16일 LG와 시즌 3차전에서 활약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26득점에 리바운드 12개를 잡아내며 맹활약했고, 특히 상대팀 용병데이본 제퍼슨과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골밑 자리 싸움에서 제퍼슨을 압도했습니다. 여기다가 김주성도 골밑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팀의 중심 역할을 잘 소화하고있습니다.

동부는 현재까지 개막 후 3연승을 달리며 지난 시즌 챔피언 모비스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습니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판도를 점치기에는 한참 이르지만 동부가 2년 전 막강 골밑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기다가 내년 1월 윤호영이 상무에서 제대해 복귀하면 새로운 버전의 '동부산성', '질식수비'의 완성도 기대해 볼 만합니다.

골밑에 비해 취약한 가드진, 하지만…

이충희 감독은 골밑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드진 보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최근 삼성에서 가드 박병우를 트레이드로 데려왔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경희대 3총사 중 한 명인 두경민을 지명했습니다.박병우는 초반 기대 이상의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고, 두경민은 전국체전을 마치고 다음 주 팀에 합류합니다. 이 두 선수가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고 녹아들어가 '복덩이'가 되느냐가 동부의 올 시즌 농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악재가 겹쳤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새로운 '동부산성'을 장착한 동부가 올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시즌 초반 '찻 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아니면 '동부산성'의 위용을 다시 떨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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